생각지도 않았는데 초대권이 들어왔다. 뮤지컬 파리넬리라 했다. 파리넬리. 오래 전에 영화로 봤던 인물. 신이 주신 목소리라하여 그 목소리를 유지하기 위해 거세를 당한다. 그의 의지가 아닌 '신'이라는 이름의 폭력적인 권력에 의해서. 영화 에서 계백의 아내가 죽음을 앞두고 그랬지.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는 게 아니라 가죽때문이 뒤지는거라고. 파리넬리도 그렇다. 결국 그는 목소리 때문에 인생이 망가졌다. 요지는 이렇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만들어진 인생을 살아가야할 때 인간은 어떻게 해야하는가. 파리넬리는 극단의 예지만 누구에게나 같은 상황은 닥친다. 내가 원하지 않았던 삶, 누군가에 의해서 자꾸 헝클어 지기만 한다. 바로 잡아보고 싶어도 자꾸 어긋날 뿐이다. 점점 더 거대하게. 자신의 삶을 찾아보..
어제는 제주교향악단의 제126회 정기연주회가 있었다. 세 번째 참여다. 매번 우상임 쌤이 티켓을 구해주셔서 덕분에 잘 다니고 있다. 이번엔 베토벤의 작품이었다. 첫 번째 곡은 ‘에그몬트 서곡’, 그리고 두 번째는 피아노 협주곡 5번 내림마장조 ‘황제’였다. 지난 달, 그러니까 125회 정기연주회에서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 5번에 충격을 받아서인지(좋아서) 이번 곡은 조금 밍숭맹숭하게 들렸다. 그런데 문제는 두 번째 곡 중간 쯤에서 일어났다. 피아노 반주에서 뭔가 내 마음을 울리는 부분이 있었던거다. 음악포기자로 뭐라 설명해야할지는 모르겠으나 피아니스트가 낮은음 건반과 높은음 건반을 함께 치는데 낮은음들이 절묘하게 높은음들을 받쳐주면서 한 피아노에서 생소하지만 절묘한 화음이 나왔다고나 할까? 보통은 비슷한..
음악회 두 번째. 제주아트센터에서 열린 4.3 희생자 추모음악회. 오늘의 음악가는 스트라우스와 말러였다. 사실 입장권에 뭐라 뭐라 쓰여있었는데 외국어 잼병이라 그게 영어인지 독일어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읽어보니 영 발음이 안되더라. 그래서 어물쩡거리고 있자니 옆에서 나솔님이 독일어일거라며… 말러라고 읽어주셨다. 젠장. 입장권이든 팜플렛이든 읽기 편하게 좀 해달라고~~ 아무튼 그렇게 가게 된 음악회. 첫 번째는 호른 협주곡이었다. 이제는 좀 안다. 협주곡은 누군가 나와 함께 연주한다는 의미라는 걸. 호르니스트 이석준이 나와 함께 연주했다. 호른이란 악기도 눈여겨보고. 처음 본 건 아니지만 그게 호른이라는 건 몰랐다. -.-;;; * 출처 : 무료 이미지 저장소 https://pixabay.com 근데 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