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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엔 신림동에 위치한 고시촌에 다녀왔습니다. 아는 분이 한 때 고시준비를 하셨기에 가끔 고시준비를 하는, 혹은 했던 분들을 만나곤 합니다. :)

겸사겸사 얼굴도 볼 겸 아는 분의 형님이 오픈하셨다는 호프집도 구경할 겸 가게되었어요. 그런데 교통 편에서...;; 서울대역에서 내려 마을버스를 타고 가야하는 데 마을버스에 길이 왜 그리 길던지... 버스를 2대 보내고 나니 제 차례가 오더군요.




처음 마주하게 된 '대학동 호프광장'의 모습은 세련되지 못하다...였습니다. 하지만 대표님의 말씀을 듣고나니 오히려 더욱 그러해야한다...로 바뀌었어요. 그러니까 '대학동 호프광장'은 8090세대를 위한 호프집을 구현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인테리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저 칸막이 말입니다. 저는 93학번인데 당시 잘 가던 호프집도 나무 칸막이가 촘촘히 있었어요. 배고프고 가난한 아이들이 모여 골뱅이무침 하나에 공기밥 여럿을 시켜 일단 배부터 채우죠. 그런 후 노가리를 시켜 머리며 뼈까지 다 뜯어먹었습니다. ㅋㅋㅋ



단체석도 있습니다. 이런 공간에서 미팅도 했었죠. 제가 대학 다닐때만해도 카페에서 미팅을 하기도 했어요. 커피를 시키면 도넛이 하나 나오는 인기 많은 곳이었죠. 미팅 후 2차로 자리를 옮기는 곳도 바로 이런 곳 아니겠습니까?


포즈를 취해달라고 하니 다들 몸이 굳어버리셨다능...


하지만 '대학동 호프광장'은 신림동 고시촌에 위치해있죠. 그래서 압도적으로 남성들이 많습니다. 물론 요즘에는 여성분들도 많아졌다고 하지만 그래도 8090세대는 남성 분들이 많죠. 그래서인지 8090 남성을 위한 호프집이 되어버리고 있습니다. 캬캬.

이 곳의 대표님도 8090세대이시고 그런만큼 8090컨셉이 편하고 좋다고 하십니다. 흘러나오는 노래도 8090노래들입니다. 이 곳에 있으면 추억에 담뿍 빠지게 되고 편안한 느낌으로 한 잔 할 수 있습니다.


미친듯이 퍼가는 골뱅이무침

그래서 오시는 분들도 편안해하셔서 그런지 이런저런 에피소드가 참 많더라구요. 일단 골뱅이무침엔 소면이 많아야합니다. 우리도 그러했듯 골뱅이무침은 안주이기 전에 밥이니까요. :)

골뱅이무침의 국물은 나중에 따로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여서 미리 소면을 좀 많이 달라고 부탁을 하면 국물양을 조절해서 만들어주신다고 합니다.

재미있었던 건 3-4명이 오셔서 안주를 하나 시켜놓고 소주를 몇 병이나 들고 가셨다는 것, 어떤 경우는 "안주를 꼭 시켜야하냐?"며 생맥만 마시고 가시는 분도 있다고 해요.




그렇다고 해도 '대학동 호프광장' 대표님께서는 요리솜씨가 좋으십니다. 서울대학교 내 식당에서 15년간 요리사 생활을 하셨다고 하네요.

위 사진은 먹태인데 먹태는 황태가 되는 과정에서 껍질이 조금 검게 변한 애들이라고 합니다. 북북 찢어서 나오는데 요거 은근히 중독되네요. 자꾸만 손이 가요 손이. 특히 직접 만드셨다는 장이 정말 맛있어서 계속 찍어먹게 됩니다.



먹태를 뒤집은 모습인데 약간 거무튀튀하죠? 먹태는 껍질이 또 대단하다고 해서 달려들어 뜯어먹은 모습니다. 하여간 맛있는 거엔 다 달려들어...  ^^;;



골뱅이 무침입니다. 골뱅이 무침 양념도 새콤매콤하니 맛있어요. 사람마다 입맛은 다르겠지만 어떤 곳은 밍밍하기도 하거든요. 전 새콤매콤한 골뱅이 무침을 좋아해요.

 


이건 중간에 나온 서비스인데요, 껍질을 싹 벗긴 토마투에 꿀과 계피를 뿌린 별식입니다. 계피랑 토마토랑 은근 잘 어울리더라구요. 여쭤보니 둘이 궁합이 잘 맞는다고 하네요. 이건 저희만 특별히 준 건 아니구요 테이블마다 중간 쯤에 하나씩 드린다고 합니다.




신림동 고시촌 쪽에 거주하시는 8090 세대들은 한번 들려보세요. 아님 푸드로드라도 떠나보세요. 캬캬캬.

풋풋했던 대학시절의 향수를 느끼실 수 있을겁니다. 어쩌면 이 곳은 8090세대를 위해 20대스러운(?) 고객들은 어장관리 당하실 수도 있겠는데요? ^^ 잘하면 장기하 같은 20대도 성지순례하듯 올지도... ㅋㅋㅋ


대학동 호프광장
02-887-5674
서울 관악구 신림9동 246-49
대학동파출소 앞 2층

골뱅이무침 12,000원 / 먹태 11,000원 / 생맥주 500cc 2,500원

- 먹는 언니의 Foodplay http://www.foodsis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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