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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드라마라는 이유 만으로, 이건 나에게 일종의 '공부'지~~ 라는 최면을 걸고 보게 된 일본드라마 <오센>이었다. <오센>은 '빼어난 외모에 요리 실력까지 갖춘 요정 여주인의 이야기'라고 설명되어지고 있다. 뛰어난 외모까지는 잘 모르겠는데, 려원을 닮은 것도 같고... 암튼 애교는 많은 것 같고 외모는 여리여리해보이지만 술을 좋아하고 은근 강한 면이 있는, 그야말로 외유내강의 여주인이라 할 수 있겠다. 



오센 공식홈페이지 http://www.ntv.co.jp/osen



싱싱하고 최고급 재료들의 특성을 하나하나 알아내고 최대한 버리는 것 없고 덜 인위적으로 맛을 끌어내며 요리를 한다. 그러다보니 시간이 오래 걸릴 수 밖에 없고, 당연히 인건비도 상승, 요리는 비쌀 수 밖에 없다. 일본 요정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그래서 어떤 이야기를 할 수는 없지만 아마도, 저물어가는 해와 같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넘쳐나는 패스트푸드, 가공식품이 세상을 뒤엎고 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고 나 역시 그러하다. 더구나 나란 애 요리에는 영 소질이 없어서 혼자 살았다면 편의점과 마트에서 각종 즉석식품으로 끼니를 떼우며 살았을 것이다. <나 혼자 산다>에서 강신주 박사님이 말했듯, 사료를 먹으면서 말이다.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봐야할까?


정성을 들여 만드는 식재료들, 그러니까 가쓰오부시나 된장 같은 것들은 더 이상 수요가 늘어나지 않는다. 오히려 계속해서 줄어든다. 그러다보니 그 식재료를 사용하는 음식점 역시 연쇄적으로 문을 닫게 된다. 식재료는 점점 구하기 힘들어지고 값도 그만큼 치솟을테니까. 거기에 손님도 줄어든다. 요정의 여주인이 없어지면 그와 관련되었던 산업도 타격을 받을 것이다. 그들만의 생태계가 서서히 무너지는 것이다. 물론 그 대신 가공식품의 생태계는 강력해지겠지. 


나는 솔직히 '어쩔 수 없다'라는 입장이다. 흐름이 그렇게 가고 있는 걸, 억지로 되돌릴 수는 없다. 역사가 그렇게 흘러왔고 또 흘러가지 않겠는가. 물론 철학은 잘 모르지만 정반합으로 시대를 거스르려는 흐름을 바로 잡기 위해 민중이 나설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역시 규모의 경제이다. 많은 사람이 모이지 않으면 묻히고 만다. 


'먹는 것'을 이야기하는 블로거로써 흐름을 잡아둘 수 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해보지 않은 것도 아니다. 하지만 내 자체가 <오센>의 여주인 같지 않은 걸... 나는 그녀가 아니므로 그녀의 삶을 살아줄 수 없다. 나는 앞으로도 가공식품을 버릴 수 없고 첨가물을 사용한 외식업체를 버릴 수 없다. 그게 나의 현실이다. 인정한다. 그런 내가 감히? 어불성설이다. 역시 각자의 몫이다. 




오센

정보
일본 NTV | 화 22시 00분 | 2008-04-22 ~ 2008-06-24
출연
아오이 유우, 우치 히로키, 스기모토 텟타, 무카이 오사무, 스즈키 란란
소개
빼어난 외모에 요리 실력까지 갖춘 요정 여주인의 이야기



이 드라마를 보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고 무언가 해소되지 않은 것들이 있어서 본지는 꽤 되었는지 후기를 이제서야 쓴다. 아직도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결론은... 나는 내 자리에서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열심히 해나가면 될 것이고 옳다고 생각하는 것들은 세상에 널리 알리는 사람 중 한 부분이 되자라는 것이다. 


참,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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