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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과 우동집 <오사야>를 들릴 때 길가에 세워놓은 엑스배너 덕분에 가보기로 한 '홍콩반점 0410'. 특히나 여름에만 판매하는 계절메뉴이기 때문에 8월을 넘기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해서 서둘러 갔다. 





그런데... 페이스북에 사진을 올리니 연희동에 위치한 이화원의 비취냉면을 추천한다는 댓글이... 그 역시 중국냉면 계열인 듯 싶었다. 역시 계절메뉴인데... 벌써 8월 말이 훅 다가온 이 시점... 용인수지구민으로 연희동까지 푸드로딩(?)한다는 건 사실상 조금은 어려운 일이다. 왜? 나는 다른 일도 있으니까. ^^; 


어쨌든, 그렇게 찾아간 홍콩반점에선 당연히 홍콩냉면과 차가면을 시켰는데 탕수육이 눈 앞에서 아른거리는 바람에 둘이 갔음에도 "남으면 포장해가자!"라고 쿨하게 생각하곤 小자 하나를 함께 주문하고 말았다. 그리곤 생각했다. 

음, 여기 메뉴가 7가지밖에 안되네. 일단 3가지는 먹었고, 짬뽕, 짬뽕밥, 볶음짬뽕, 그리고 군만두만 먹어보면 땡이잖아! 앞으로 2번만 더 오면 클리어하겠군...

뭐 이런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고 있었다. 아, 이러다 '전 메뉴 시식'을 끝마치고, 뭐랄까? 나름 먹는언니의 '메뉴판'도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그거 있잖은가. 메뉴판닷컴. (뭐 그렇다는 이야기다. 일단은 '푸드로드'부터 방문하시라~~)




▲ 홍콩냉면이다. 사실은 우리나라에선 보통 '중국냉면'이라고 부르는데 '홍콩반점'에서는 나름 자신들의 이미지에 맞게 이름을 새롭게 붙여준 것 같다. 하기사 가보지는 못했지만 이화원에서도 '비취냉면'이라고 부른다니 말이다. 그건 가게마다 자유겠지. 





▲ 내용물을 펼쳐보니 이것저것 들어가있다. 여기에 취향에 따라 땅콩소스와 연겨자를 넣는다. 



▲ 땅콩소스는 중국냉면의 특징이기도 한데 이렇게 소스를 넣으면 연겨자의 톡 쏘는 맛과 더불어 고소함도 함께 느껴진다. 맛이 여러 개가 한꺼번에 느껴진다는 건 참 신기하면서도 재미있는 경험이다. 





▲ 일단 시원해서 좋았고, 예전에 중국집에서 배달시켜 먹는 중국냉면보다는 더 중국냉면스럽다고나 할까? 진짜 중국냉면의 본래의 맛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이 정도면 어지간한 중국냉면보단 낫다라는 생각이 든다. 여긴 프렌차이즈니까 일반 차이나 레스토랑과는 비교가 불가능할 것이다. 그런면에선 괜찮다는 뜻이다. 


물론, 아쉬운 점은 있다. 얼음이다. 얼음은 음식을 차갑게 하는 기능을 담당하지만 이 얼음이 녹으면서 국물을 희석시킨다. 차라리 국물을 얼린 얼음이었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차가면. 





▲ 약간의 퍼포먼스가 있다. 내가 직접 따로 나온 토핑들을 넣고 비벼야 한다. 차가면엔 홍콩냉면보다 더 많은 얼음이 나왔지만 최초의 국물(?) 자체가 짭짤한 편이기에 희석된다는 느낌이라기 보다는 온도를 낮추며 국물이 제 맛으로 돌아온다는 느낌이 강했다.  






차가면은 독특했다. 여러가지의 토핑과 함께 비벼진 만큼 입에 들어가는 토핑이 무엇이냐에 따라 맛이 달라졌다. 당연한 말일 수도 있지만 그런 점을 음식으로 만들어 판매를 하고 먹는 이에게 그런 독특함을 전달할 수 있는 건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내 입맛에는 미역 토핑이 가장 좋았고 햄은 뭔가 인공적인 맛이 강해서 덜 어울렸던 것 같다. 


여기서도 우리는 맛의 취향에 대해 새로운 점을 알게되었다. 요술상자는 국물 있는 음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국이 있어야 밥을 먹는 정도는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국물을 좋아하는 편이다. 그래서 국밥류도 좋아하고 찌개류, 전골류도 좋아한다. 하지만 요술상자는 찌개도 국물이 자박자박한 편을 더 좋아하고 전골을 선호하지 않는다. 


먹으면서 우린 이런 대화를 나눴다. 


먹는언니 : 나는 홍콩냉면 쪽이 더 맛있는 것 같아

요술상자 : 그래? 나는 차가면이 독특하고 더 나은 것 같은데~

먹는언니 : 홍콩냉면은 국물도 시원하게 마실 수 있고 말이지.

요술상자 : 아~ 그렇구나. 나는 국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그래서 우동도 붓가께를 좋아하잖아.

먹는언니 : 오호~ 여기서도 우리의 취향이 나뉘는군~


이런 맛의 취향은 튀김에 있어서도 그랬다. 나는 바삭한 튀김도 좋지만 소스나 우동국물에 적당히 적셔진 것을 더 좋아하는데 요술상자는 그렇지 않았다. 바삭함을 더 좋아했다. 이 일은 탕수육을 다 못 먹고 포장해와서 나중에 먹었을 때도 그대로 적용됐다. 





식당에서 먹을 때는 당연히 더 바삭하다. 하지만 포장을 해서 가져온 뒤, 잠시 냉장고에 넣었다가 전자렌지에 데워먹으면 그만큼 바삭함은 없어지고 소스는 이리저리 탕수육과 함께 굴러(?) 전반적으로 소스가 묻혀지게 된다. 나는 그것도 좋았는데 역시나 요술상자는 이런 말을 하더라. "역시 탕수육은 바로 시켜먹는 게 맛있어" 


암튼, 이런 맛의 취향은 나중에 '푸드로드'에 그대로 적용할 것이다. 예를 들면 '먹는언니의 선택', '요술상자의 선택' 등의 형식으로 우리의 입맛을 공개하고 좋아하는 식당을 모아놓은 형식이다. 


탕수육은 역시나 맛있었다. 고기도 실하고. 특히나 요술상자는 눈을 반짝이며 "이것봐. 소스에 배추가 들어가 있어. 이러니까 버리지 않고 다 먹을 수 있잖아!" 라고 말했다. 사실 중국집에서 배달시켜 먹는 탕수육은 고기가 실하지도 않고 소스가 풍성하지도 않다. 그냥 찍어먹고 남기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여기 탕수육 소스는 배추, 오이, 당근 등이 들어가있어 다양한 식감을 느낄 수 있다. 


백종원씨가 운영하는 프렌차이즈를 다 가본 건 아니다. 생각나는데 '홍콩반점', '새마을식당', '한신포차' 정도인데 느끼는게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음식에 대해 가격대비 기본 이상의 맛을 낸다는 것이다. 그만큼 세세한 챙김도 눈에 들어온다. 그리도 두 번째는 그 음식을 먹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추억, 내지는 컨셉을 잘 살린다는 것이다. 공감력이 뛰어나다고 해야할까? 


각각의 프렌차이즈는 인테리어 등의 컨셉이 전부 다르지만 일종의 음식이 가지고 있는 추억내지는 정서를 간직하고 있다. 물론, 그러면서도 사람들의 뒤만 따르진 않는다. 그것을 살짝 현대화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자신만의 색깔을 가져가고 있다. 아마도 이런 것들이 성공의 비법이 아닐까 싶다. 그것들을 잘 캐치하고 한 발자욱 내지는 반발자욱만 앞서 나간다는 건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의 결론은 내 경우는 홍콩냉면이 더 좋았고, 요술상자는 차가면이 더 좋았으나 국물이 자박한 차가면 면요리라는 점에서는 수타우동전문점 <오사야>의 붓가께가 더 좋다라는 것이다. 그리고 탕수육은 맛있고 군만두는 궁금하다라는 것. 하지만 가격대비 이 정도 맛과 컨셉이면 굿이다. 



짬뽕전문점에 가서 짬뽕을 못 먹어봤으니 다음 번엔 짬뽕과 군만두를 먹어봐야겠다. 메뉴가 단촐하다는 것은 그만큼 전메뉴를 '클리어'하기도 수월하다는 뜻이니 한번 시도해볼만하겠다. 

참, 옥의 티. 

탕수육 포장이 쵸큼, 아주 조금 거시기했다. 비닐봉투를 좀 한 단계 큰 걸에 넣어줬으면 좋겠다능... 들고다니기 넘 빡빡하다능.... ^^





먹는언니의 Foolplay http://foodsister.net
먹는언니의 국수연구소 [누들로] http://noodle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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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도락 에듀테인먼트 [푸드로드] http://foodroad.kr



홍콩반점 0410 수지구청점


070-4410-0410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풍덕천동 108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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