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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이전했습니다 : http://welikenoodles.com




2006년에 ‘먹는언니의 Foodplay’를 오픈하고 2007년에 미디어에 기사가 실리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그 즈음부터 폭발적으로 늘어는 기업블로그 마케팅에 합류하게 되었다. 지금이야 블로거 체험단이나 리뷰어 등이 흔하지만 그 때만해도 흔한 일은 아니였다. 컨텐츠도 기업 측에서 어떤 식으로 써달라거나 어떤 단어를 꼭 들어가게 해달라는 등의 조건을 내세우지 않았다. 온전히 그 블로거의 시각으로 해석되어진 이야기들을 블로그에 게재하고 또 그 컨텐츠를 기업블로그에 동시게 게재하여 운영하는 형태였다.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있어서 공급이 딸리는 상황이었기에 원고료도 제법 되었다. 블로거가 글을 써주고 원고료 등 어떤 댓가를 받는 것이 옳으냐 그르냐를 가지고 최근에 큰 이슈가 되고 있는데 나는 블로거 또한 작가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요즘은 기업에서 자기네들이 어떤 글을 써두고 블로그에 올려만 달라거나 제목, 내용 등에 간섭을 하지만 그 땐 잡지에 기고를 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지금도 공들여 컨텐츠를 만드는 블로거에겐 그에 상응하는 원고료가 지불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원고료를 받거나 물품을 받았을 땐 글에 표기를 해야한다. 광고는 광고니까.

생각해보자. 내가 어떤 식당의 음식을 내 돈 내고 먹고 내 뜻대로 글을 포스팅하는 건 내 자유다. 그런데 특정 식당에서 자기네 음식도 먹어보고 리뷰를 써달라고 한다면 나는 그 식당에 일부러 가야한다. 내가 왜 그 식당에 굳이 가야하는가? 음식은 배고프면 내 돈 내고 내가 원하는 곳에서 사먹을 수 있다. 무엇이 아쉬워서 내 시간 들여 그 곳에 가서 먹고 포스팅까지 해줘야한단 말인가? 하지만 거절을 하면 요즘 블로거들 배가 불렀다고 하거나 싸가지가 없다고 한다. (안 그런 곳도 많다. ^^)

반대로 생각해보자. 내가 포스팅을 해줄테니 음식을 달라고 하면 어떤가? 블로거지라고 욕하지 않겠나? 이렇게 말하면 심하다고 할런지 몰라도 블로거지가 있다면 포스팅거지도 있는거다. 

물론 리뷰 제안이 들어왔을 때 땡기는 것도 있다. 그럴 경우는 합의 하에 그 쪽은 음식을 제공하고 나는 포스팅을 하는거다. 일종의 물물교환이다. 그리고 포스팅의 내용은 내 시각에서 풀어쓴다. 음식도 그 쪽이 만든 걸 주지 않는가. 합의가 되지 않았다고 무작정 블로거를 욕하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

어쨌든, 이 이야기를 하고자 한 건 아닌데 워낙 민감한 사안이라 내 의견을 좀 끄적거려봤다. 

다시 내 이야기로 돌아가자. 나는 대학을 2개 졸업했다. 하나는 전문대고 하나는 4년제다. 전문대를 졸업하고서는 내가 원하는 곳에 이력서조차도 낼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성질이 났다. 아예 자격미달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1년을 다시 공부해서 4년제 대학에 입학을 했는데 우리집 상황은 내가 학교를 다닐만큼 여유롭지가 못했다. 돈을 벌어야했기에 1년을 다니다 자퇴를 하고 작은 회사에 취직했다. 

그로부터 12년이 흐른 2008년, 블로그로 주목을 끈 덕분에 어느 정도 수입이 생기자 풍족하진 않았지만 대학을 다시 다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대학에 재입학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블로그 세계에서 활동하다보니 나의 무식함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벤처기업을 운영하던 사람들은 경영에 관한 용어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를 하곤 했는데 나는 그게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무리라는 걸 알면서도 다시 대학을 가기로 한 것이다.

문제는 등록금. 당시 나는 엄마의 투병을 보좌하고 있던 처지라 제대로 된 직장에 다닐 수가 없었다. 파트타임 등을 간간이 하긴 했지만 그걸로는 도저히 등록금과 생활비 등은 해결되지 않았다. 하지만 블로그가 나를 도왔다. 물론 리뷰만으로 돈을 번 건 아니다. 그게 등록금만큼 돈을 벌어주진 못했다. 하지만 블로거로써의 인지도가 있었기에 당시 설립이 추진되었던 ‘한국블로그산업협회’에서 파트타임으로 일을 할 수 있었고 재택근무로 기업블로그도 운영할 수도 있었다. 사실 리뷰보단 후자가 더 큰 비중을 차지했다. 또한 가족들의 지지도 있었다. 부족한 등록금은 남동생과 아빠가 조금씩 보태주기도 했다. 그렇게해서 입학한지 14년만에 겨우겨우 졸업을 할 수 있었다. 


4학년이 되던 그 날 감동에 겨워 쓴 글의 일부



지금 돌이켜보면 잘한 일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아주 좋은 대학은 아니지만 ‘졸업을 했더라면… 졸업을 했더라면… ‘이라는 생각을 늘 마음 속에 두고 있는 것보다는 나은 선택이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기업은 포스팅에 점점 더 많은 것을 바라며 내가 원하지 않는 글을 써야한다고 했다. 대학만 졸업하면 그런 거 하지 않겠다고 스스로 다짐했는데 정말로 졸업 후엔 댓가성 포스팅은 거의 쓰지 않았다. 지인과의 의리문제가 있거나 가끔 맛있어보이는 음식을 제공하면 회사 차원에서 미팅을 그곳에서 하고 포스팅을 하는 수준정도로 그치기로 했다. 돈을 위해서가 아닌 내가 원해서 먹고 쓰는 것 말이다. 

문제는 그 후로는 기업이 원하는 글을 쓰는 것도 아니고 창업을 한답시고 꾸물덕거리느라 블로그에 글을 제대로 올리지도 않아서 지금은 인지도가 제로에 가깝다는 것이다. ^^; 

하지만 이왕 이렇게 된 거 새로운 방향으로 먹는언니라는 브랜드를 리포지셔닝하자 싶어 이런 글도 기획하고 쓰고 있다. 이제 나는 블로거에서 작가로 거듭나고 싶다. 책은 2권 썼지만 그거 말고 진짜 글로 먹고 사는 전업작가가 되고 싶다. 아직은 전업작가가 되기엔 많이많이 부족하기에 겸업작가로 활동하면서 실력을 늘리려 애쓰고 있는 단계다. 

스스로 외쳐본다. "진지하게  접근하자, 전업작가의 길~” ^^

* 내가 생각하는 작가는 예술적인 작가와는 좀 다르다. 종이매체 외에도 온라인 매체나 기업과 조인하여 기업의 스토리를 풀어내는 것 또한 작가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뭐 상업작가라면 상업작가다. 그렇다고 상업작가의 활동을 내 블로그에 몽창 우겨넣겠다는 말은 아니다.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다. 더 자세한 건 다음 기회에~ 투 비 컨티뉴드~


이 글은 ‘블로거에서 작가로(가)’의 연재물입니다.
연재가 끝나면 ‘구글문서’로 묶어 ‘콩책(미니북)’으로 제공할 예정입니다.

‘블로거에서 작가로(가)’는 이렇게 구성됩니다.

1부 블로거, 작가가 되다
2부 먹는언니가 글쓰는 방법
3부 먹는언니의 스마트하게 글쓰기 노하우

2,3부의 목차는 구성 중이며 1부의 목차는 아래와 같습니다.

- 2003년, 블로그를 시작하다 http://www.foodsister.net/2868
- 멀티블로그에서 하나의 블로그로 정착하다 http://foodsister.net/2869 
- 블로그 덕분에 대학을 졸업하다
-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블사조 프로젝트
- 서울시 청년창업1000 프로젝트에 합격하다
- 출판사에서 책을 제안받다
- 책 한 권이 나오니 제안이 알아서 들어오다
- 글쓰기에 있어 하나의 카테고리를 점령하기로 결심하다
- 자기다움의 글들을 연구하다
- 환갑까지 콩책 100권 쓰기 프로젝트를 시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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