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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써봤다는 경험


무언가를 해봤다는 것과 해보지 않았다는 것의 차이는 크다. 혹자는 완벽하지 않은 것을 세상에 어떻게 내놓을 수 있냐며, 나는 그렇게는 못하겠다라고 이야기를 하기도 하지만 생각해보면 이 세상에 완벽한 것이 존재할 수 있을까? 만약 최고만이 무언가를 세상에 내놓을 수 있다면 이 세상에 나온 책들의 대부분은 나오지 말았어야했을지도 모른다. 무언가를 세상에 내놓고 평가받고 발전해가는 게 이 사회가 생겨먹은 모습이다. 최고의 상품보다는 그 사람의 상품이 더 재미있고 마음에 드는 경우도 많다. 

어설펐지만 그래도 나의 첫 책인 <<서울 누들로드>>는 어쨌든 세상에 나왔다. 그랬기에 나는 작가라는 칭호를 받을 수 있었다. 그랬기에 다른 사람들로부터 다시 책을 제안받을 수 있었던거다. 일단 경험자니까 초짜보단 낫겠지, 라는 게 사람들의 반응이었다. 사실 나에게 책을 제안한 사람들이 전부 내 책을 읽고 온 건 아니었다. 그냥 사회적 암묵을 믿는거다. 저 사람은 출판사에서 돈을 투자해서 책을 내준 사람이다. 그러니까 나름의 커트라인은 넘어선 사람이다, 라는 평가말이다. 



- 두 번째 책을 제안받다


책을 한 번 내봤다는 이유만으로, 물론 그 간의 블로깅 라이프와 SNS 활동도 영향을 크게 미쳤겠지만 두 번째 책을 제안받게 되었다. 그 전에도 모임에서 책을 만들어보자, 일단 한 번 써보자는 식의 제안은 자주 받았지만 어쩌면 그 제안들은 ‘책 내면 좋지… 함 해볼까?’정도였다면 두 번째는 정말로 뭐라도 할 기세였다. 

공저자이자 책의 기획자인 신여성유랑단의 이선영 대표님과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이 대표님은 나처럼 서울시 청년창업 1000 프로젝트에 합격하여 강남청년창업센터에 입주한 분이었다. 그 때부터 기획을 해왔다고 했다. 그 분이 원하는 작가의 조건은 일단 창업센터 출신이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 중에서 책을 내 본 사람은 손에 꼽았을게다. 그러다 내가 레이다망에 걸린 셈이었다. 

그렇게 책을 또 쓰게 되었다. 두 번째 책은 <<대한민국에서 공짜로 창업하기>>로 ‘청년창업1000’ 프로젝트에 먼저 합격한 선배 격으로 정부지원을 적절히 받아 창업을 하면 공짜로도 가능하다는 게 우리의 주장이었다. 물론 창업을 선동하려고 하진 않았다. 창업이 생각하는 것보다 만만한 녀석이 아니지만 100세 시대인 요즘, 언젠가는 창업을 해야할 때가 오지 않겠냐며 이왕 하는 거 지원을 받아서 연습을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거다. 




지금은 또 정책이 바뀌는 바람에 2013년에 출판된 이 책의 내용 중 정부지원 내용은 현 상황과 맞지 않지만 그것만 뺀다면 아직도 유효하다. 



대한민국에서 공짜로 창업하기

저자
이선영, 홍난영 지음
출판사
명진출판사 | 2013-05-10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창조경제의 핵심을 담은 청년창업 교과서주변에 정말 많은 이들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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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번째와 두 번째 책의 차이

<<서울 누들로드>>를 정말 즐겁게 여행기로 썼다면 두 번째 책인 <<대한민국에서 공짜로 창업하기>>을 쓸 땐 엄청나게 힘들었다. 내가 글을 좀 쓰기는 하는걸까? 사실 마음만 그렇지 객관적으로 보면 엄청나게 못 쓰는 녀석인 건 아닌가 의심도 많이 했고 인간적으로 거의 바닥까지 갔다 다시 되돌아오는 과정을 반복했다. 

책이 나오고는 번아웃이 되었다. 글을 쓸 수도, 책을 읽을 수도 없었다. 책을 읽고 싶은데도 도저히 읽혀지지가 않았다. 신기한 현상이었다. 나는 원하는 게 그게 내 몸으로 안된다니… 그래서 억지로라도 해보겠다며, 니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함 붙어보자 싶어 구글문서를 열고 무작정 책 한 권을 타이핑하기 시작했다. 579쪽의 두꺼운 책을 한 권 다 타이핑하고나니 비로소 책을 자유롭게 읽을 수 있었다. 내가 이겼다. 졸라!

번아웃이 될정도로 힘들었지만 폭풍같은 시간을 보낸 덕분에 책쓰기가 뭔지를 조금 더 알게되었다. 이 책을 보고 책을 써보자고 제안이 들어온 출판사도 있고 모 인터넷 기업도 있었으나 타이밍이나 서로의 조건 등이 맞지 않아 캔슬되었다. 하지만 나는 계속해서 출판사에게 제안을 받았고 곧 한 권 더 쓰게 될 것 같다. 

한 권이 두 권이 되고, 두 권이 세 권이 된다. 내 책을 가지고 싶어서 복사해서 나름의 책을 만들어 친구들에게 뿌리던 내 어린 시절을 생각하면 지금의 나는 환상 속의 그대이다. 어린 홍난영이 지금의 나를 보면 완전 부러워하고 범접할 수 없는 인간쯤으로 보겠지. 난 소심했으니 그럴만하다. ㅎㅎㅎㅎㅎㅎㅎ


- 책을 쓰는 건 쉽지 않다

책을 쓰는 건 쉽지 않다. 하지만 못 쓸 것도 아니다. 하지만 ‘요즘은 개나 소나 책을 쓴다’라는 말을 어디서 듣고 책 쓰는 걸 우습게 안다면 책을 못 쓸 가능성이 크다. 개나 소나 쓴다고 해도 책 쓰는 건 여전히 쉽지 않다. 출판사 입장에선 책 한 권 내는 게 ‘투자’이다. 작가에게 지급하는 계약금(선인세), 그리고 책을 만드는 과정에 들어가는 다양한 비용들이 생각보다 적지 않다. 당연히 팔릴만한 책을 만들 수 밖에 없고 아무리 출판의 기회가 예전에 비해 넓어졌다고 해도 출판업도 사업인 만큼 이윤이 나야함으로 아무에게나 투자하지 않는다. 

이제 책 두 권 쓴 나는 아직 팔리는 책이 뭔지는 잘 모르지만 주어진 것을 잘 쓰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걸 팔릴 수 있는 상품으로 만드는 건 출판사이므로 서로 의견을 조율해나가는 게 중요하다. 어느 한 쪽도 자기 주장만 해서는 일이 진행되지가 않는다. 

물론, 내가 쓰고 싶은 주제를 출판사에서 거절하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기획한 게 ‘환콩백(환갑까지 콩책 100권쓰기)’ 프로젝트다. 구글문서로 배포하여 제작비용 0원을 만들어 마구마구 써보기로 작정한 것이다. 이 글의 연재도 그런 프로젝트의 하나. 안 팔리면 어때. 내가 쓰고 싶어서 쓰는건데. 망할 이유도 없잖아~ 

만약 자신의 원고를 출판해 줄 출판사가 도저히 나타나지 않는다면 차라리 블로그에 오픈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며 이북 등은 자체 제작이 많이 쉬워졌으니 그도 한 방법이다. 참고하시라. 


- 인생은 허들

인생은 허들이다. 인생엔 뭐 그렇게 장애물이 많은지 모르겠다. 하지만 마구잡이로 쓰러트려버릴 순 없잖은가. 장애물을 막 대하면 순간적으로는 분이 풀릴지 몰라도 결과적으로는 꽝이 된다. 나도 어렸을 때 꽤나 반항스러워서 장애물 따위, 이러면서 주어진 것을 외면하곤 했으나 결국은 스타트 지점에 다시 서야했다. 

그러니까 대학도 14년만에 졸업했고 지금에 와서야 자아를 찾아가고 있고... 뭐 그러고 있다. 늦어도 많이 늦었지만 인생은 그런거였다. 안 하려고 발버둥쳐봤자 해야하는 건 언젠간 미션 클리어해야 그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더라. 특히나 돈도 빽도 없는 인생은 더욱 그러하다. 차근차근 넘어가야 한다. 

하나의 장애물을 잘 넘어야 그 다음의 장애물을 또 넘을 수 있다. 하나하나 차근차근 넘다보면 골인점이 오겠지. 





이 글은 ‘블로거에서 작가로(가)’의 연재물입니다.
연재가 끝나면 ‘구글문서’로 묶어 ‘콩책(미니북)’으로 제공할 예정입니다.

‘블로거에서 작가로(가)’는 이렇게 구성됩니다.

1부 블로거, 작가가 되다
2부 먹는언니가 글쓰는 방법
3부 먹는언니의 스마트하게 글쓰기 노하우

2,3부의 목차는 구성 중이며 1부의 목차는 아래와 같습니다.
  1. 2003년, 블로그를 시작하다 http://www.foodsister.net/2868
  2. 멀티블로그에서 하나의 블로그로 정착하다 http://foodsister.net/2869
  3. 블로그 덕분에 대학을 졸업하다 http://www.foodsister.net/2870
  4.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블사조 프로젝트 http://www.foodsister.net/2871
  5. 서울시 청년창업1000 프로젝트에 합격하다 http://www.foodsister.net/2872
  6. 출판사에서 책을 제안받다 http://www.foodsister.net/2875
  7. 책 한 권이 나오니 제안이 알아서 들어오다
  8. 글쓰기에 있어 하나의 카테고리를 점령하기로 결심하다
  9. 자기다움의 글들을 연구하다
  10. 환갑까지 콩책 100권 쓰기 프로젝트를 시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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