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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만의 세계가 필요하다

세상엔 재미있는 것이 정말 많아서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취미로 공부하고 글 쓴다면 땡기는 대로 여기 갔다 저기 갔다해도 상관없겠지만 나는 전업작가이고 싶은 사람이다. 여태까지 이것 저것 해온 것이 사실인데 지금 생각해보면 뭐 하나 또렷하게 내 것으로 만든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게 절망스럽다.

나는 도데체 뭐란 말인가? 이건 나이를 먹을 수록 더 절망스러워지는 데 어렸을 때야 상큼발랄(?)함으로 작은 회사에 취직하는 것이나 아르바이트 정도는 마음만 먹으면 가능했지만 이젠 그게 안되더라. 할 수는 있지만 할 수 있는 직종에 한계가 있다. 

어느 날 문득, 대형마트에서 일하는 분들을 보니 중년급 여성들은 캐셔 혹은 매대에서 일을 하고 있고 노년급 여성들은 청소를 하고 있더라. 나이가 듦에 따라 점점 할 수 있는 일거리에 한계가 설정되는거다. 나는 할 수 있지만 업계에서 원하는 직종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곤 딱 정해져있다. 그러니까 뭔가 나만의 세계가 따로 있어야 한다. 우리는 하나의 세계에 정통한 사람을 전문가라고 부른다.

늦었지만(나는 항상 늦는다… ㅠ.ㅠ) 나만의 세계를 만들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쓸데없는 생각이지만 현재의 내 의식 그대로 청소년기로 되돌아갈 수 있다면 난 진짜 제대로 개인브랜드를 만들 수 있을거라는 상상을 가끔 한다. 왜 어려서도 그런 거 잘 하는 애들도 많지 않은가. 그 나이 때 나는 왜 망상으로 시간을 허비했는지 참 안타깝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그게 인생의 묘미겠지 싶기도 하다. 

내가 선택한 카테고리는 ‘음식여행’이다. 그게 너무 넓다고 한다면 ‘국수여행’으로 더 좁힐 수 있다. 국수의 세계 역시 만만치 않아서 평생을 바쳐도 될까말까한 주제지만 아직까지는 국수여행만 할 수는 없는 처지라서 ‘음식여행’을 일단 표방하고 있다. 전업 작가가 되기까지는 일단 겸업작가로 먹고 살아야하니 이 부분은 이해해달라. 하지만 메인은 어디까지나 국수이다.  


단, 환콩백(환갑까지 콩책 100권 쓰기)을 통해서는 ‘취미’로 내가 탐구해보고 싶은 이것저것의 주제를 펼쳐보이고 싶다. 거긴 나만의 ‘일상탈출’ 공간이며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기도 하다. 그것마저도 없다면 나는 매우 심심할 것이다. 하지만 깊이 들어갈 수 있는 여력이 안되니 초틈새 주제로 자잘하게 잘라서 쓰게 될 것이다. 


- T자형 인간, A자형 인간


T자형 인간은 T라는 모양처럼 전반적으로 어느정도는 알고 있지만 어느 한 카테고리는 깊이 아는 그런 인간이다. 나는 이런 인간이 되기 위해 노력해왔다. 나에게 ‘ㅣ'에 해당되는 건 당근 ‘음식여행’이다. 그런데 몇 년전에 안철수 의원이 한 강연에서 A자형 인간이 되어야한다고 이야기하는 동영상을 보았다. A를 살짝 비틀어보면 T에 ‘ㅡ’가 하나 더 붙어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안 의원은 그게 ‘융합’이라 표현했다. T자형 인간들이 서로 연결되어야 한다는 거였다. 맞다. 나 홀로 T자형 인간이기보다는 A자형 인간이 더 맞는 이야기다. 

<<대한민국에서 공짜로 창업하기>>에서도 언급했지만 나는 협업이란 자신의 것이 있는 사람들이 만나 새로운 일을 창조해내는 것이라고 본다. 자신의 것이 없으면 연결될 수 없다. 상대방을 잡을 손이 없는데 어떻게 손을 잡을 것인가. 이건 작은 카테고리라도 내가 점령할 수 있다면 연결될 수 있다. 나 역시 어렸을 땐 그저 조급하기만 해서 얼렁뚱땅 일단 손부터 잡고 나아가면서 재정비하면 되겠지 싶었는데 그렇게하면 출발을 할 수는 있을지 몰라도 끝까지 갈 수 없다. 


- 조각의 상위 차지하기

블사조 프로젝트에서 사진을 찍던 음주(닉네임)가 쓴 글을 무척 좋아하는데 그 제목은 ‘수박이론 : 조각의 상위 차지하기’이다. 참 잘 표현한 것 같다. 주요 부분만 가져와 본다. 


수박을 인터넷 이전의 사회라고 볼 수 있습니다. 두꺼운 껍질에 싸여있어 외부에서 접근이 어렵습니다. 단맛을 보기 위해서는 굉장한 노력이 따르죠. 하지만 인터넷 미디어라는 도구가 생기면서 사회가 단위별로 조각조각 났죠. 이 조각들은 외부에서의 접근이 쉽습니다. 단맛을 보기 위해서 이전보다 노력과 공을 덜 들여도 가장 단 부분을 쉽게 차지할 수 있다는 이야기죠.


그가 수박이론을 쓰게 된 것은 그만(닉네임)님의 인터뷰 덕분인데 그 분의 이야기를 요약정리해보자면 이렇다. 


  • 니치마켓을 찾아서 미디어를 만들어 그 분야의 상위 1%가 되면 영향력이 생기게 되고 그게 곧 개인브랜드다. 
  • 그 분야의 1%가 되려면 한 눈 팔지 말아야 한다.
  • 내 브랜드가 각인이 되지 않으면 어떤 컨텐츠도 의미가 없다.
  • 블로그의 최종목적은 개인브랜드 생성이기에 개인브랜드를 각인시키려면 똑같은 이야기를 하더라도 내 시각을 전달해야 한다. 설사 남들보다 좀 늦더라도.


우리 모두 수박의 한 조각을 차지해보자. 이미 누가 선점했다면 또 쪼개는거다. 어쩌면 자잘한 조작들로 나뉠지 몰라도 그들이 모이면 맛있는 수박화채가 되지 않는가. 따로도, 뭉쳐도 근사한 사람들이 되어보는 거다. 

요즘은 블로그 등 다양한 개인미디어 툴이 많으니 조금 더 쉽게 조각의 상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다. 
난 음식여행 찜!





이 글은 ‘블로거에서 작가로(가)’의 연재물입니다.
연재가 끝나면 ‘구글문서’로 묶어 ‘콩책(미니북)’으로 제공할 예정입니다.

‘블로거에서 작가로(가)’는 이렇게 구성됩니다.

1부 블로거, 작가가 되다
2부 먹는언니가 글쓰는 방법
3부 먹는언니의 스마트하게 글쓰기 노하우

2,3부의 목차는 구성 중이며 1부의 목차는 아래와 같습니다.
  1. 2003년, 블로그를 시작하다 http://www.foodsister.net/2868
  2. 멀티블로그에서 하나의 블로그로 정착하다 http://foodsister.net/2869
  3. 블로그 덕분에 대학을 졸업하다 http://www.foodsister.net/2870
  4.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블사조 프로젝트 http://www.foodsister.net/2871
  5. 서울시 청년창업1000 프로젝트에 합격하다 http://www.foodsister.net/2872
  6. 출판사에서 책을 제안받다 http://www.foodsister.net/2875
  7. 책 한 권이 나오니 제안이 알아서 들어오다 http://www.foodsister.net/2876 
  8. 글쓰기에 있어 하나의 카테고리를 점령하기로 결심하다
  9. 자기다움의 글들을 연구하다
  10. 환갑까지 콩책 100권 쓰기 프로젝트를 시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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