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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소심하다. 겉으로 볼 땐 아닐 수 있지만... 아니 실제로도 그렇게 보일지 몰라... 어쨌든 나 역시 소심하고 코쿤족인지라 어딜 나가려면 상당한 용기와 준비가 필요하다.

준비는 그렇세 꼼꼼한 편은 아니지만 적어도 내 스스로 마음을 놓을 정도는 해본다. 




그런 내가 '음식여행자'라니... 뭔가 아이러니하지만 내 입장에선 호기심이라는 에너지가 있기에 실행이 가능한거다. 하지만 나라는 인간 자체가 소심하다보니 호기심이라는 에너지가 타격을 입는 건 사실이다. 온갖 합리화를 하면서 호기심을 달래 접기도 한다. 

이 만화는 이동 중에 전철에서 읽었는데 피식피식 웃음이 났다. 그림은 엄청 잘 그린 편은 아니지만 편안한 느낌이고 소심한 작가의 소심한 행동을 보니 내 스스로를 되돌아보게되었고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소심함은 나의 습성이다. 이건 바뀔 수없다."

어쩌면 그동안의 나는 소심함을 탓하며 좀 더 활발하지 못함을, 좀 더 오지랖떨지 못함을 은근히 자책하고 있었던거다. 나의 있는 그대로를 부정하면서, 때로는 부정하지 않는 듯 긍정정으로 살아가는 것처럼 보여주는 이중생활을 하기도 했다. 

그냥 소심한대로, 소심한 여행을 하면 되는거였다. 작가로써의 어떤 임무 따위는 어떤 의미에서는 필요없을 수도 있다. 정보전달이 목적이 아닌 이상 내가 보는 세상, 내가 깨닫는 무언가가 보편성과 만나는 지점에서 빛을 발하는 것일테니. 내 안에 갇혀있을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나 아닌 다른 모습으로 살아갈 필요도 없는거다. 대신 그 모습을 그대로 표현하면 되겠지. 

실제로 작가인 다카기 나오코도 그랬다. 그녀는 자신의 소심함, 어리숙함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것은 나에게 안도감, 공감 등의 감정으로 다가왔다. 나 역시 음식여행자로 살아가고 글을 쓰면서 그와 같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다카기 나오코와 똑같진 않겠지. 나는 나니까. 

하지만 소심한 사람도 스스로 만족하는 음식여행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그리고 내가 오롯이 잘 하고 있으면 그걸 바라보는 누군가는 공감할 수 있다고. 내가 그랬듯이. 

이 만화, 정말 재미있었다. 다카기 나오코의 팬이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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