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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국수여행 2탄. 이번엔 대구지역 최초 평양냉면집이라는 '강산면옥'으로 향했다. 1951년에 오픈하여 60년이 넘게 이어져오고 있다. 그래서일까? 옛날식 건물에 옛날식 식당 모습이 인상 깊다.




와우. 내가 강산면옥의 물냉을 보고 느낀 건 여러가지가 있다.

1. 토핑이 남다르다. 뭔가 푸짐한...
2. 면의 양이 어마어마하다.
3. 육수를 마셔보니 시큼하다.
4. 고기 토핑이 장조림 고기 같다.

먹으면서 혹시, 강산면옥은 동치미 육수 비슷한 걸 내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왜냐하면 본래 평양냉면이 겨울의 살짠 언 동치미 국물에 말아먹는 것이었다잖는가. 그래서 집으로 돌아와 얼마 전에 읽었던 '냉면열전'의 강산면옥 편을 들춰보았다.


육수는 한우 양지머리를 써서 맑고 깨끗하게 낸 것이 식초를 더한다. 더운 지방이라 맛있는 동치미 국물을 만들기 어려워 입맛을 돋우는 식초를 야간 첨가하는 것이다.    <<냉면열전>> p. 258


오~ 역쉬. 국수에 대한 나의 추리력(?)이 조금씩 맞아가고 있다. 나름 책도 읽고 다큐도 봐서일게다. 물론 아직 멀었지만. ^^;

국물이 그래서 그럴까? 고기토핑이 장조림 고기처럼 결대로 쭉쭉 찢어지는 형태였는데 오히려 그 쪽이 맛이 더 강해서인지 시큼한 육수에 대응할 수 있는 맛이었다. 또한 토핑으로 얹어진 배추김치. 색깔은 희끄무끄해서 얕봤는데 요놈, 의외로 매운맛을 품고 있었다. 그래서 면과 함께 싸먹으면 살짝 매콤한 맛이 나는 별미를 선사한다.




그러니까 강산면옥의 평양냉면은 뭔가 종합선물세트같은 느낌?

참 재미있다. 가게마다 저마다의 개성을 뽐내며 수십년을 이어오며 사람들의 입맛을 즐겁게 해주다니. 이건 정말 역사다.

강산면옥의 특징은 무쇠제면기가 전시되어있다는거다. 맨날 TV로만 봤지 뭐. 내 욕심은 커다란 나무 제면기를 보고 싶다는건데 그건 또 언젠가 볼 수 있는 날이 오겠지.



강산면옥 초창기에 사용하던 기계란다




이런 형태도 있고~



나무 국수틀인데 난 사람이 올라가는 커다란 걸 보고 싶다



즐거운 시간이었다. 사람들이 만들어낸, 국수의 역사를 하나하나 즐겨보는 재미는 생각보다 어마어마하다. 그 속엔 개인의 전략과 투쟁이 고스란히 들어있다.



핑크의 향연~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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