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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한달 살아보기, 아니 나는 두달정도를 살아보기로 했는데 여기까지 결정하기엔 ‘어쩌다’가 굉장히 많이 작용했다. 나란 인간 알고보면 ‘제주’와 인연이 참 없는 인간이었다. 20대 중반 쯤이던가, 친구들과 큰 맘 먹고 가본 제주도. 그 땐 친구들 모두 운전면허도 없어서 중문단지 근처에서 걸어다녔다. 그리고 저녁엔 근처 노래방에서... -.-; 그 때 들려본 곳은 테디베어 박물관, 천제연 폭포, 가까운 바다, 중문단지가 전부였던 듯 하다. 더 있을지 모르겠으나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그리곤 30대가 되어서야 4박 5일 일정으로 본격 제주관광을 하게된다. 그 때는 야심차게 제주에 배를 타고 들어가는 경험을 해보겠노라 큰소리를 쳤다. 배를 타고 처음 10분간은 신이났다. 파도에 따라 위아래, 위위 아래 흔들리는 배는 마치 롤러코스트같았기 때문인데 이게 후에 아비규환이 될지는 몰랐다. 배멀미라는 지옥문이 열린 것이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내 옆, 앞, 뒤에 있는 사람들이 비닐봉지를 부여잡고... 하아... 여기까지만 이야기하겠다. 

그래도 차를 가져간 덕분에 20대 때와 달리 여기저기 다녀볼 수 있었다. 돈지랄하면서 잠수함도 타보고. -.-v 하지만 여행에서 돌아온 후엔 여태까지 그래왔듯 제주와의 인연은 이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로부터 3년 후, 나와 제주도의 인연은 시작되기 시작했다. 2014년 제주 누들로드(가)을 책 계약을 하게되면서 무려 7박 8일 일정으로 나 혼자 제주국수여행을 하게된다. 그것도 2번이나. 이 과정에서 서서히 나와 제주와의 인연은 조금씩 생겨나기 시작했으니... 혹자는 웃기지마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내 입장에선 그렇지가 않다. 그것은 분명 제주가 나를 부르는 거였다. 하나 하나 살펴볼까?

첫번 째. 책 계약을 한 출판사와 인연을 맺어준 분이 제주 출신이었다. 이 때까지만 해도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서울에 있던 출판사가 곧 제주로 이전을 했다. 기가막히지 않는가?

두번 째. ‘북토크 포 브랜드’라는 팟캐스트를 함께 하는 김나솔님이 또 제주출신이었다. 북토크 포 브랜드를 6개월이상 진행하다보니 내 성격과 내 지향점과 내 장단점을 알게된 나솔님은 나에게 비즈니스 파트너로 자신의 오빠를 소개해주었는데 그 분은 제주에서 사업을 하고 계셨다. 어쩌다보니 그 분과의 인연이 계속되어 뭔가를 시작해보게되었다. 

갑자기 제주도민이 급격히 늘어난건가? 아, 물론 요즘은 해가 지남에 따라 제주도민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인구 천만의 서울만큼은 아니잖는가. 어느 순간 내 주변엔, 그 전에는 전혀 보이지 않던 제주인들이 늘어나있었다. 이쯤되니 운명이지 않는가? 뭐... 아님 말고. 

아무튼, 제주에서 두달정도를 살아보기로 결심을 하게 된 것은 2가지이유 때문이었다. 물론 핑계일지도 모른다. 단 한가지 이유는 ‘제주에 가고싶다’일지도. 하지만 일단 2가지의 변명을 좀 들어는 보시라. 

1. 일

어찌됐건 나의 일들이 제주를 무대로 펼쳐지고 있었다. 더 나이들기 전에 뭔가 자리를 잡으려면 그 무대 안으로 들어가야했다. 

2. 그렇다, 나는 제주로 이사가고 싶었다

제주로 이사하고 싶었지만 검색을 통해 본 ‘제주이민’의 세계는 냉혹했다. 일자리가 많지 않아 무턱대고 제주로 간 사람들은 예상치못한 밥벌이 문제에 봉착, 귀환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또한 뒤늦게 게스트하우스나 카페, 식당 등의 창업을 한 분들의 많은 숫자가 실패를 하고 있었다. 제주이민자들의 창업분야가 비슷했던 까닭이다. 

그런고로 나 또한 이 부분을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먹고는 살아야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1번을 테스트해보면서 과연 내가 정착할 수 있는지를 점검해보기로 했다. 그것의 첫 단계가 두달살기였다. 두달 살아보고 더 살아도 될 것 같으면 1년을, 그러고도 더 살 수 있을 것 같으면 그 때 이사를 가기로 했다. 안되면 살던 곳으로 빽!

숙소도 구했고 배표도 예약했다. 배멀미의 고통이 아직도 또렷하지만 차를 가져가야하기 때문에 방법이 없었다. 그 기간 내내 렌트를 할 순 없잖은가. 물론 쏘카와 같은 서비스가 제주도에 들어왔다고는 하지만 여튼 좀 그래. 숙소와 교통편을 완료하고나서야 이렇게 밝혀본다. 그동안 두달살기가 어그러지면 쪽팔릴 것 같아서 이야기를 하지 않았는데 이젠 정말 아주 특별한 일 없으면 진행되는거니까. 

출발은 6월 7일. 이렇게 먹는언니의 제주 두달살이가 시작된다. 거의 후기사용자 수준이지만. 가급적이면 매일 일기처럼 블로깅을 하려고 한다. 기대하시라...!


아래 사진은 국수여행을 하면서 찍었던 사진들~


우도 서빈백사


교래리자연휴양림


구엄 돌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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