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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내내 책을 정리했다. 뜬금없이 책을 정리해야겠다고 생각했던 건 아니고 계기가 있긴 있었다. 무언가를 정리하는 수많은 계기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할 것 같은 '이사'. 그게 내 계기였다. 


이사를 가야하는데 지금 사는 집보다 더 작은 집으로 가게되었다. 문제는 짐이었다. 어떻게든 짐을 줄여야하는데 내 소유의 짐 중 가장 큰 덩치를 차지하는 게 바로 책이었기에 얘들을 보내야했다. 하지만 어쩐 일인지 '할 수 있어'라는 생각이 쉽게 들었다. 예전엔 전전긍긍하며 어떻게하면 없애지 않을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면 이번엔 가차없었다. 정리하는 '노가다'가 힘들어서 그렇지 추려내는 데는 아무런 걸림돌이 없었던 것이다. 





경영/마케팅 서적들을 덜어내고 소셜과 관련된 책들을 덜어냈다. 대부분의 책들이 글쓰기, 음식, 역사 등으로 남게되었다. 물론 그그동안 작게나마 모아두었던 만화책들도 살아남았다. 경영/마케팅과 소셜지식 등은 비워낼 준비가 되어있었지만 만화까지는 아직 안되었던 모양이다. 


이번의 대대적인 작업은 '알라딘'을 통하게되었다. 알라딘 광고같겠지만 나랑 알라딘의 관계는 책을 사고 파는 수준인지라... 그저 어느 글쟁이의 책팔기에 알라딘이 동참했다고만 생각해달라. 





위에 보이는 노란 비닐박스가 '알라딘 중고박스'다. 이걸 알라딘에서 판매하고 있는데 개당 9,800원이다. 최대 20권까지 가능하며 무게는 10kg이하여야한다. 이걸 사서 중고책을 판매할 때 사용하면 100% 환불된다. 그래도 그렇지 내겐 팔 책이 꽤 많았다. 심장이 쫄깃해져서 우선 10개만 사보았다. 98,000원이 (일단은) 사라졌다.


1차전으로 10개를 포장해서 내보냈으나 택도 없었다. 그래서 16개를 다시 샀다. 다시 (일단) 156,800원이 사라졌다. 20개가 아닌 16개를 산건 그정도면 충분하겠지라는 계산 때문이었는데 택도 없었다. 


내 책이 2/3정도 하우스메이트 책이 1/3정도. 그리고 CD와 DVD가 2박스. 





2차전으로 23박스가 나왔다. -.-;




알라딘 모바일 앱에는 '바코드촬영'이라는 메뉴가 있다. 그걸 활용해서 책에 있는 바코드를 찍으면 책을 팔 수 있는지 없는지를 알 수 있다. 또 팔 수 있다면 값을 얼마나 쳐주는지도 알려준다.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바코드 촬영은 앱의 상단 우측 메뉴에 있다. 바코드 촬영으로 들어가면 카메라가 작동하여 바코드를 찍을 수 있다. 혹시나 인식을 못하면 '바코드 입력' 메뉴를 클릭하면 직접 바코드 번호를 입력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 잘 인식하는 편이다. 실패율 약 5%.





책을 인식하면 매입이 가능한지 불가능한지를 알려준다. 위 이미지에서처럼 '매입이 불가한 상품입니다'라고 나오는 건 팔 수 없다. 세 번째 사진처럼 매입이 가능하다면 그 가격이 나온다. 절대적인 건 아니고 대략 저렇다는거다. 책의 상태에 따라 가격은 달라질 수 있다. 


나는 이 작업을 통해 매입가능한 책을 추렸고 그 중에서 연필로 밑줄 그은 건 깨끗이 지웠고 볼펜 등으로 밑줄 그은 건 뺐다. 출판사에서 받은 '드림' 도장이 찍힌 건 팔 수 없다. 


이런 작업을 통해서 33박스를 만들어냈다. 하아...


내가 책을 정리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만큼 마음을 비웠다는 뜻이다. 최근에 그동안 살아왔던 것과는 사뭇 다른 경험들을 했고 또 다른 결정들을 내릴 수 있게 되었다. 같은 상황에서 다른 삶을 살 수 있을거라 '생각'만 하는 건 이상한거다. 다른 삶을 살기 원한다면 다른 상황을 만들어내야한다. 다른 상황을 만들어봤더니 아마 나는 그 속에서 변했던 모양이다. 


책을 보낼 수 있었으니까. 


책장은 반정도 비웠지만 앞으로든 지금까지와 다른 종류의 책들이 그 공간을 채워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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