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블로그 이전했습니다 : http://welikenoodles.com




'제주 식재료 여행'이라는 주제로 컨텐츠를 만들고 있습니다. : (자세히 보기) 제주 식재료 여행 프로젝트



성게의 제철은 6월쯤이라고 한다. 성게는 해녀가 딴다. 그런데 내가 아는 해녀가 없다. 어떻게하지? 아는 분의 아는 분의 어머니가 해녀시라는 말을 듣고 부탁드렸으나 성사가 되지 않았다. 섭섭하지 않다. 당연히 그럴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뭐라고 흔쾌히 해주시겠는가. 그래서 혹시나하고 블로깅을 했었다. (2016/07/05 - [제주 식재료 여행] 해녀 어머니를 만나고 싶어요)


그랬더니 연락이 왔다. 한치배를 연결해주신 깐따삐야(고현정)님이셨다. 안그래도 감사한데 친정어머니가 해녀시라고... ㅠ.ㅠ 





그렇게 성사된 제주 식재료 여행 - 성게 편. 7월 5일에 이야기가 되어 그 다음 날인 7월 6일에 바로 갔다. 참으로 극적이었다. 어제가 성게 채취 마지막 날이었다고 한다. 




우리가 간 곳은 동천진동이었다. 해녀탈의실 건물 뒷 쪽으로 위 사진처럼 길이 하나 나있는 데 저 곳으로 해녀 분들이 물에 들어가시고 또 나오셨다. 물론 다른 곳으로 물질 가시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저 길로 다니셨다. 그래서 내 멋대로 이름을 붙여보었다. '해녀의 길'이라고. ^^;


사실 해녀 분들을 만나는 건 쉽지 않다. 특히나 사진을 찍는 건 무척이나 어렵다. 당연하다. 글을 쓰거나 사진을 찍거나 다큐를 만드는 건 아무리 의미가 있더라도 만드는 자의 생각이다. 그런 사람들로부터 '해녀'라는 직업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제안이 있었겠는가. 나도 그런 사람 중 하나였다. 너무나 조심스러웠다. 그런데 깐따삐야님의 부모님은 너무 감사하게도 많은 도움을 주셨다. 


뒷모습과 성게의 사진 정도는 찍어도 좋다는 허락을 흔쾌히 해주셨다. 너무 감사해서 몸 둘 바를 모를 정도로... 그렇게 시작된 우도에서의 하루. 




물질 나가는 시간은 11시 쯤이라고 했다. 우리는 10시쯤 배를 타고 들어가서 기다렸다. 11시 가까이 되니 한 분, 두 분 오시기 시작했다. 오셔서 '해녀의 길'을 따라 내려가 물을 길어오셨는데 무엇을 위한 바닷물인가 했더니 나중에 물질을 끝내고 와서 성게를 다듬기 위해 미리 떠오신 바닷물이었다. 성게 작업실도 미리 만들어두셨다. 


물질을 하고 나면 얼마나 힘드시겠는가. 대략 오전 11시쯤 들어가셔서 오후 4시가 넘어서 나오셨다. 5시간동안 숨을 참아가며 바다에서 작업을 하시는거다. 


물질을 나가기 위해 준비 중이시다



어느 덧 '해녀의 길'로 내려가시는 분들도 계시고 다른 포인트로 이동하시는 분도 계셨다. 다른 분들을 카메라로 담기기 미안해서 깐따삐야 어머님만 졸졸 쫒아다녔다. ^^;; 





다른 쪽으로도 가보라고 하셔서 그제서야 배가 들어오는 천진항 끝 쪽으로 가시는 다른 분들을 따라갔다. 세 분이 바다로 나갈 준비를 하고 계셨다. 





물에 다 들어가시고 나니 아뿔싸. 내 허리에 힙섹이 없다. 모처럼 구입한 힙섹을 허리에 매고 있다가 좀 무거워서 해녀탈의실 옆에 있는 정자에 풀어놓았는데 그걸 깜빡하고 그냥 온거다. 사진 찍어야한다는 생각에 무작정 뛰어온거다. 서둘러 다시 가니 한 가족이 정자에 앉아있는거다. 아이고... 귀중품 거기 다 들어있는데... 걱정하며 다가가니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로 나에게 말을 건다. 중국인이었다. 


대충 감으로 때려맞추건데 '이거 니꺼냐?' 그러는 거 같았다. 그래서 손가락을 나를 가르치며 '내 꺼, 내 꺼' 그랬다. 그들은 다시 한번 물었다. '니꺼냐고?'. 그랬던 거 같다. 그래서 고개를 끄덕거리니 그제서야 준다. '땡큐, 땡큐~'. 물건들은 다 있었다. 물론 기분 나빠할까봐 그 자리에서 확인한 건 아니고 나중에. ㅋㅋㅋ 


물질 하시는 동안 우리는 할 일이 없었다. 그래서 밥을 먹으러 갔고, 그 식당 앞에 '하고수동 해수욕장'이 있어서 발을 담갔고, 그 옆쪽으로 우도의 작은 섬 '비양도'가 있길래 거기도 잠시 다녀왔다. 





혹시나 일찍 나오시진 않을까...해서 일찍 해녀탈의실로 갔다. 물질 중이셨다. 서성거리고 있자니 이번엔 깐따삐아님 아버지가 오셨다. 커피라도 대접하시겠다며 집으로 초대하셨다. ㅠ.ㅠ 감격이었다. 아이고 감사합니다~~ 



전복 껍데기가 화분이 되었다



손수 아이스커피를 타주시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주셨다. 땅콩 농사도 지으신다고 하셨다. 깐따삐아님이 우도땅콩을 파신다. 나도 사서 맛있게 먹고 있다. 땅콩 껍질을 어떻게 까는지 아냐고 물으시길래... 음... 머리를 굴리고 있자니 도구를 하나 보여주신다. 펜치. 씨로 사용할 것만 이렇게 수작업을 하고 판매할 것은 가공공장에서 기계로 하는 게 있다고 하셨다. 



"저기... 저희 가을에 우도땅콩 때도 오고 싶은데... 공장작업도 볼 수 있으면 좋겠...."


참 염치없다. 그런데 또 흔쾌히 허락해주신다.



시간이 흘러 4시정도 되었고 물질을 끝내신 해녀 분들을 만나뵙기 위해 이동했다. 조금 기다리니 한 분, 두 분 올라오신다. 







잡으신 성게는 물질 나가기 전에 준비해 둔 자리에 펼쳐놓고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으시고 다시 나오셔서 성게를 까기 시작하셨다. 나오실 즈음 남자 분들도 나오셔서 도와주셨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의 어머니가 등장하셨다. 




그리고 열심히 성게작업을 하시며 대화까지 나눠주셨다. 그리고 직접 성게를 까보라며 체험의 기회까지 주셨다. 




뭔가 도와드리고 싶은데 초짜인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방해되지 않기 위해서 노력하는 수 밖에 없었다. 






블로그에선 간단하게 소개정도만 쓰지만 책에 넣을 원고에서는 내가 느끼고 깨달은 바를 좀 더 자세히 쓸 예정이다. 다시 한 번 소개해주신 깐따삐아님과 따님의 부탁을 흔쾌히 허락하시고 많은 도움 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린다. 


우도를 떠나는 배 안에서. 기묘해서 찍어봤다


댓글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