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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끈다랑쉬오름에 가려고 했는데 가는 도중에 비가 내렸다. 비 내리는 아끈다랑쉬오름은 작년에도 갔었기에 반복하긴 싫었다. 그래서 선택한게 비자림이었는데 웃기지. 비자림에 가는 건 계속해서 반복하고 있다. 심지어 오름에 가려고 했는데 비가 오면 '비자림에 간다'라고 생각하고 있어서... 풋. 




저~ 앞에 가는 사람들 중 한 쪽은 우산을 쓰고 있고 한 쪽은 우비를 입고 있다. 나에겐 우산이 있어서 우산을 쓰고 입장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우비를 입고 있었다. 나중에 한 바퀴를 돌고 나오는 길에도 보니 많은 사람들이 우비를 짱짱하게 입고 입장하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안다. 우비가 얼마나 더운지를. 작년에 사려니숲길에 갔다가 비가 오는 바람에 입구에서 우비를 구입해서 입고 들어갔는데 너무 더워서 중간에 되돌아 왔던 기억이 있다. 아니나 다를까 당당하게(?) 우비를 입고 숲으로 들어간 대다수가 나올 땐 우비를 벗어던지고 있었다. 




번거롭더라도 우산이 더 좋다. 나는 늘 '왜 우산은 진화하지 않을까?' 궁금해하지만 우비보다는 우산이다. 우산이 없었으면 어쩔 뻔 했냐고? 그냥 모자 쓰고 가려고 했다. 숲은 비를 많이 가려주니까. 



내가 엄청나게 비자림을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딱 좋을 정도의 길이와 바라보기 좋은 나무, 그리고 걷기 편한 길이 조성되어 있다. 게다가 제주도민은 무료다. 달리 갈 곳이 없다면 들려도 좋을 곳이다. 1시간정도 느릿느릿 걷다 나오면 기분이 상쾌해진다. 


내가 등산을 좋아했다면 제주에 3백 몇 십 개가 있다는 오름들을 쭉 가볼텐데 그 정도는 아니다. 현재는 400미터 이하의 오름들만 골라서 가보려고 한다. 내 기준으로는 그게 딱 좋다. 더구나 오늘처럼 비가 온 날은 오름보다는 그냥 평지를 걷는 쪽을 선택하게 된다. 어쩌겠는가. 나란 인간이 이 모양인 것을. 





비가 와서 초록이 엄청나게 초록초록했다. 살짝 살짝 비추는 햇빛을 받아 더욱 더 초록초록해지는 것이 마음에 평화를 초록초록하게 만들었다. 대단한 숲은 아니지만 딱 이 정도면 좋다. 


비 오면 나는 비자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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