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국수 여행을 하면서 생각했던 것 중 하나. 왜 오징어회국수는 없을까? 물론 나중에는 찾았지만 유난히 제주엔 오징어 관련 음식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 대신 한치가 유명하다. 한치물회, 한치회국수는 비교적 흔한 편이다. 제주민들은 오징어보다 한치를 더 쳐준단다. 하지만 난 오징어가 더 맛있다. 한치는 물컹물컹하고 오징어는 오독오독하기 때문이다. 그 식감 때문에 어느 여름 날엔 정말 자주 오징어회를 먹었었다. 그래서 항변했다. "제주민이 그러든 말든 전 오징어가 더 맛있는데요!" 그러자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생물한치를 못 먹어봤겠지..." 아... 그렇구나... 내가 먹은 한치는 생물한치가 아니었던 것인가? 1년 전부터 제주의 제철 한치를 먹어보겠노라 이를 갈았다. 복수도 아니고 이까지 갈 필요는 ..
때는 6월 11일 토요일 저녁. 우상임 선생님 공연이 끝난 후 뒷풀이 자리에서였다. 살아있는 전복을 끓는 육수에 넣고 익혀먹는, 그러니까 샤브샤브를 먹으며 나눈 이야기. 도서출판 담론의 김외솔 대표님이 물었다. "절대적인 게 있는 것 같아요, 없는 것 같아요?" 나는 그 순간 '없다고 생각해요. 없다고 결론내린 게 최근이에요.'라고 대답했다. 그런데... 이 말을 내뱉는 순간 내 스스로 절대적인 것이 없다는 절대적인 답을 한 것이다. 그래서, "아... 절대적인 것이 없다라고 내뱉는 순간 절대적인 게 되어버렸어요." 라고 말했다. 김외솔 대표님은 말했다. "저도 그 지점에서 진짜 철학공부를 시작했어요." 나 이제 철학공부를 해도 되는걸까? 짤방, 샤브샤브의 순간
먹는언닙니다. 꾸벅. ^^ 제가 6월부터 '제주 식재료 여행'이란 이름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제주 식재료 여행' 프로젝트는 제주의 제철 식재료를 찾아 떠나는 여행 컨셉이며 제주의 사계절을 다 담아보는 게 목표입니다. 현재 참여인원은 2명입니다. 저는 기획, 집필을 맡고 있고 셰프 진은 제주의 제철 식재료로 자신만의 요리를 만드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여러가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1. 제주의 주요 제철 식재료 제주의 주요 제철 식재료를 찾아보고 그 식재료로 새로운 요리(?)를 만든다는 건 기본적인 의미입니다. 2. 새로운 출판 시도 도서출판 담론과 함께 새로운 출판 형태를 시도해보고 있습니다. 진행과정은 거의 모두 소셜미디어로 공개할 생각입니다. 블로그는 물론, 페이스..
어제 뮤지컬 파리넬리 공연 시간을 기다리면서 제주아트센터 건너편에 있는 한라도서관에서 책 2권을 읽었다. '슬로리딩'에 관한 책이었다. 천천히 깊게 읽는 즐거움 - 이토 우지다카 지음, 이수경 옮김/21세기북스 슬로리딩 - 하시모토 다케시 지음, 장민주 옮김/지식트리(조선북스) 은 후다닥 다 읽었고 은 미처 다 읽지 못해 대출해왔다. 그리고 집에 와서 마저 다 읽었다. 예전에 TV에서 3부작을 본 적이 있다. TV에서는 박완서 작가의 작품 을 한학기동안 천천히 읽는 교실의 모습이 담겨있었다. 그 때 처음으로 알게 된 슬로리딩. 그게 문득 생각나 도서관에 가서 책을 찾아 읽은 것이었다. 나는 왜 갑자기 슬로리딩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일까? 그건 내 원대한 목표, 즉 세계사와 철학을 기반으로 음악, 미술, ..
생각지도 않았는데 초대권이 들어왔다. 뮤지컬 파리넬리라 했다. 파리넬리. 오래 전에 영화로 봤던 인물. 신이 주신 목소리라하여 그 목소리를 유지하기 위해 거세를 당한다. 그의 의지가 아닌 '신'이라는 이름의 폭력적인 권력에 의해서. 영화 에서 계백의 아내가 죽음을 앞두고 그랬지.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는 게 아니라 가죽때문이 뒤지는거라고. 파리넬리도 그렇다. 결국 그는 목소리 때문에 인생이 망가졌다. 요지는 이렇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만들어진 인생을 살아가야할 때 인간은 어떻게 해야하는가. 파리넬리는 극단의 예지만 누구에게나 같은 상황은 닥친다. 내가 원하지 않았던 삶, 누군가에 의해서 자꾸 헝클어 지기만 한다. 바로 잡아보고 싶어도 자꾸 어긋날 뿐이다. 점점 더 거대하게. 자신의 삶을 찾아보..
엄청난 계획을 세우고 있다. 몇 년이 걸릴지 모른다. 어쩌면 죽을 때까지 완성을 못할지도 모른다. 그 계획은 바로, 바로, 세계사와 철학을 기반으로 한 음악세계, 미술세계, 문학세계를 파고드는거다. 그리고 글로 쓰는거다. 학문의 관점에서 파고드는 게 아니라 세계를 들여다보면 무언가가 나올 것 같아서. 나는 지식/정보 위주의 글보다는 에세이 형식으로 글을 쓸거다. 일단은 유럽부터. 이 계획을 친구에게 이야기하니 '할 수 있을까?'라고 묻는다. 모른다. 하지만 난 이렇게 생각한다. 어디까지 파고드느냐에 따라 가능할 수도 있다. 요즘 즐겨듣는 '지대넓얕'처럼 넓고 얕게 파면 가능할지도... 물론 시간은 엄청 걸릴거다. 그러니 만약에 내 수명이 짧다면 완성하지 못하겠지. 그러더니 이 친구, 아이디어를 하나 툭~..
아구찜을 먹었다. 자주 먹는 음식은 아니다. 몇 년에 한 번 정도 먹는데 그 한 번이 오늘이었다. 얼마만에 먹는 아구찜인지도 모르겠다. 늘 단체로 가서 먹었던 음식이다. 그래서인지 아귀보다는 콩나물 위주로 먹었다. 아! 그래도 마지막 볶음밥의 기억은 좋다. 그렇지만 역시 아귀에 대한 좋은 기억은 없었다. (아구는 아귀의 잘못된 표기라는데... 메뉴이름이 아구찜이니 어쩔 수 없다. 다만 아귀 자체를 표현할 때는 아귀라고 표현하려고 한다.) 오늘은 둘이 가서 먹었다. 한치와 고니를 포함했기에 아귀는 상대적으로 덜 나왔지만 이번엔 아귀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나의 소감은 이렇다. 아귀의 식감이 꼭 도가니 같아. 나 그 식감을 좋아하는데! 아귀라는 생선은 참 독특하다. 생긴 것도 그렇지만 껍질도 물컹물컹 신..
지난 주부터 이번 주 월요일까지, 매일은 아니고 띄엄띄엄 3일에 걸쳐 프레지 강의를 했다. 그리고 느낀 바가 있어 끄적여보려고 한다. ^^ 1. 18시간의 강의 블로그 관련하여 10시간은 해봤는데 18시간은 처음이었다. 게다가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종일 진행하는 것도 처음이었다. 새로운 경험. 늘 그렇고 그런 삶에서 새로운 경험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래서 가끔은 새로운 세상에 가보는 게 좋다. 보통 사람들은 새로운 경험을 '여행'을 통해 해보려한다. 그게 가장 보편적이니까. 하지만 다른 방법도 얼마든지 있다. 2. 강사의 세계 강의 둘째 날은 다른 강사 분들과 점심을 함께 먹을 기회가 있었다. 밥 먹는 사이 그 분들의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 속에서 '강사의 세계'를 엿볼 수 있었다. 나는 전문 강..
어제는 제주교향악단의 제126회 정기연주회가 있었다. 세 번째 참여다. 매번 우상임 쌤이 티켓을 구해주셔서 덕분에 잘 다니고 있다. 이번엔 베토벤의 작품이었다. 첫 번째 곡은 ‘에그몬트 서곡’, 그리고 두 번째는 피아노 협주곡 5번 내림마장조 ‘황제’였다. 지난 달, 그러니까 125회 정기연주회에서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 5번에 충격을 받아서인지(좋아서) 이번 곡은 조금 밍숭맹숭하게 들렸다. 그런데 문제는 두 번째 곡 중간 쯤에서 일어났다. 피아노 반주에서 뭔가 내 마음을 울리는 부분이 있었던거다. 음악포기자로 뭐라 설명해야할지는 모르겠으나 피아니스트가 낮은음 건반과 높은음 건반을 함께 치는데 낮은음들이 절묘하게 높은음들을 받쳐주면서 한 피아노에서 생소하지만 절묘한 화음이 나왔다고나 할까? 보통은 비슷한..
먹컴의 파트너사(?)인 SBC Technology는 구글앱스를 통해 많은 기업들에게 도움을 드리고 있었다. 그런데 이제 그 분야를 하나 더 늘렸다. 그것은 'Chrome for Work’이다. 크롬 기기를 통해 키오스크나 사이니지를 관리할 수 있도록 컨설팅하고 설치해주고 교육해준다. 구글앱스까지는 이해가 갔는데 하드웨어랑 결합되기 시작하니 나도 헷갈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는 분들은 다 아는 분야일 것이다. 내가 이해한 바로는 이렇다. 그래도 명색이 경영정보학과 출신이니… 쿨럭. 자, SBCtechnology에서 내게 보내준 자료를 보자. 기업, 학교, 교육기관을 위한 Google의 'Chrome for Work' 소개. Google이 새롭게 출시하는 Chrome 기기 기반의 사용이 쉽고, 비용이 저렴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