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 나는 제주에서 국수여행을 했다. 왜 국수여행을 제주로 갔는가에 대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그 이야기는 일단 패스하기로 한다. 어찌됐건 제주에서 7박 8일간 보냈는데 그것은 내 생애 최초의 나홀로, 그리고 최장기간의 여행이었다. 낯설게 비행기 티켓을 구입하고 어색하게 렌트카를 예약했고 지인을 통해서 난생처음 게스트하우스라는 곳을 예약하기도 했다. 감정의 절반은 불안했고 절반은 설레였다. 그 역시도 익숙하지 않은 감정의 출렁거림이었다. 올빼미족인 나는 제주에 와서 종달새족이 되었다. 게스트하우스는 월정리 해변 근처에 있었는데 거기선 저녁엔 할 일이 없었다. 지금은 편의점도 생겼지만 그 때만해도 카페는 저녁 8시면 문닫고(성수기가 아니여서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할머니가 운영하시는 허름한 슈퍼가..
제주에서 한달 살아보기, 아니 나는 두달정도를 살아보기로 했는데 여기까지 결정하기엔 ‘어쩌다’가 굉장히 많이 작용했다. 나란 인간 알고보면 ‘제주’와 인연이 참 없는 인간이었다. 20대 중반 쯤이던가, 친구들과 큰 맘 먹고 가본 제주도. 그 땐 친구들 모두 운전면허도 없어서 중문단지 근처에서 걸어다녔다. 그리고 저녁엔 근처 노래방에서... -.-; 그 때 들려본 곳은 테디베어 박물관, 천제연 폭포, 가까운 바다, 중문단지가 전부였던 듯 하다. 더 있을지 모르겠으나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그리곤 30대가 되어서야 4박 5일 일정으로 본격 제주관광을 하게된다. 그 때는 야심차게 제주에 배를 타고 들어가는 경험을 해보겠노라 큰소리를 쳤다. 배를 타고 처음 10분간은 신이났다. 파도에 따라 위아래, 위위 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