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고구마는 순을 심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냥 물에 담궈놓았던 고구마를 흙에 심었습니다. -.-; 이건 실화인데요, 작년 쯤 제겐 삶아 먹으려다 못 먹고 겨우내내 그대로 방치해뒀던 고구마가 있었답니다. 그게 말라비틀어지는 와중에도 싹을 틔웠더라구요. 그래서 버리기도 뭐하고 해서 그냥 대충대충 화분에 심어버린 적이 있습니다. 진짜 웃기지 않아요? 하여간 죽이는 거 보단 낫겠지 싶어서 저리 심어놓고 흙이 마르면 물이나 주고 그랬었죠. 그랬더니 지들이 알아서 무성히 자라드만요. 그러나보다 했어요. 저는 원래 살아있는 것만으로 만족하는 그런 애거든요. 그러던 어느 날... 요술상자님이 저희 집을 방문하시던 그 어느 날... 고구마를 보고 깜놀하시며 정리를 하자고 하시데요. 그래서 따르기로 했죠. 그래서..
부엌 어딘가에 짱 박아뒀던 고구마를 어느 날 꺼내보니 싹인지 뿌리인지 알 수 없는 것들이 고구마 몸통에 자라있었습니다. 얘들을 어떻게 할까 살짝 고민하다가... 일단 심어보기로 했습니다. 고구마는 줄기를 심어야 고구마가 열린다지만 그런 거 바라지도 않고 살아있는 애들을 차마 버릴 수가 없어서 그냥 심기로 했죠. 근데 몸통에서 자라난 것이 줄기인지 뿌리인지 알 수가 없어서... 알아서 자라주겠지... 식물은 좀 그런 신비함이 있더라... 이래가면서 뿌리로 간주하고 심었습니다. -.-;; 이렇게 심는 게 맞는지 아닌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냥 심었습니다. -.-; 근데... 한 2-3주 지났나요? 싹이 났습니다. 그것 참... 식물은 신비롭다니까요... 그냥 물에 담궈놓는 것보다는 오래 살지 싶어서 흙에 심은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