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블로그 이전했습니다 : http://welikenoodles.com




나루토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다. 약 2년 전에 당시 쿡TV(지금도 이름이 쿡TV인지는 모르겠다)를 뒤져보다가 '나루토'라는 걸 발견했었다.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제목, 근데 닌자 이야기래. 솔직히 몇 번을 그냥 넘겼던 것 같다. 그러다가 자꾸만 눈길이 가길래 본격적으로 밥 먹을 때마다 보게 된 애니메이션이다. 그리고 나는 나루토의 팬이 되었고 유니클로에서 판매하는 나루토 티셔츠까지 구입하기에 이르렀다. ㅡ,.ㅡv


그러다 2년을 훌쩍 뛰어넘었고, 그 때 보다만 나루토의 이야기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처음부터 쭉, 다시 보기 시작했다. 본 것도 안 본 것도 있고... 짬짬이 볼 때마다 구글문서에 기록을 해두고 있는데 그 기록들은 바로바로 써먹진 못해도 나의 기억을 잡아두는 역할을 함으로써 앞으로의 글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그렇다. 이렇게 시작되는 글들이 바로 '나루토 단상'이다. 앞으로 종종 써 볼 것이다. 


애니메이션에는 만화책에 없는 내용들이 있기도 한단다. 만화책을 보지 못했으므로 어떤 게 없는 이야기인지 잘 모르겠으나 우연히 검색을 통해 알게된 사실은, 지금부터 써 내려갈 구렌과 유키마루의 이야기가 만화책엔 없는 이야기라는 것이다. 


그 긴 이야기를 다 정리할 순 없고, 하여간 유키마루는 자신이 돌아갈 곳이 어딘지 굉장히 궁금해하는 소년이다. 그는 삼미를 컨트롤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서 오로치마루에게 발탁되었고 삼미를 가둘 수 있는 능력이 있을거라 생각하여 유키마루와 세트로 불러낸 구렌이 있다. 그녀는 정둔술사이다. 유키마루가 삼미를 불러내고 구렌이 이를 가두는, 그래서 최종적으로 봉인하는 그런 계획을 세웠을 것이다. 


지라이야는 나루토에게 '자신을 생각해주는 사람이 있는 곳이 돌아갈 곳'이라는 이야기를 해줬다. 그리고 온천에서 우연히 만난 유키마루에게 나루토는 똑같은 말을 해준다. 유키마루는 오로치마루로부터 유키마루를 보호하라는 명령을 받은 구렌이 자신을 생각해준다고 믿고는 구렌이 자신이 돌아갈 곳이라고 확신한다. 뭐... 구렌도 나중에 변하여 유키마루가 자신이 돌아갈 곳이라고 생각하는데... 


나 역시도 나를 생각해주는 사람이 있는 곳이 돌아갈 곳이라고 생각한다. 언젠가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내가 만약 모든 이에게 버림을 받는다면, 혹은 내가 너무 오래 살아서 내가 아는 이가 다 죽고 나만 살아있다면... 나는 어디에서 살아가야할까? 이 넓은 세상에 굳이 어떤 특정한 곳을 선택해야한다는 것이 참 막막했다. 


그러다 이런 생각이 났다. 


아! TV에보면 돌아가신 부모님 무덤 옆, 혹은 근처에 터를 잡고 사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 이유를 알겠다. 비록 산 사람은 아니나 생전에 나를 가장 생각해주던 사람이 잠들어 있는 곳이니 갈 곳이 없으면 그 곳으로 돌아가는게 맞는거구나... 


나를 생각해주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는 곳, 그곳으로 가는 게 맞지 않겠나. 물론 독하게 마음먹고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홀연히 떠날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죽을 때가 가까이 오면 그리워지는 곳이 바로 그런 곳이 아닐까싶다. 


엄마도 돌아가시기 4년 전인가? 움직일 수 있을 때 마지막으로 고향에 가보고 싶다고 하셔서 우리 가족 모두 엄마의 고향에 내려갔었다. 엄마는 부모님의 산소에 가서 울면서 이렇게 말하셨다. 


"이제 나는 엄마아빠를 보러 오지 못할거야. 이게 마지막이야..."



외갓집 근처의 저수지



돌아가시기 전 한 번쯤 더 갔었더라면 좋았을텐데 서울에서 경북까지 환자와 함께 간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엄마에겐 그 곳에 돌아갈 곳 중 한 곳이었을 것이다. 어쩌면 부모님 옆에 묻히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엄마는 5남매 중 넷째로 태어나 가장 먼저 부모님 곁으로 돌아가셨다. 


외갓집은 내게도 추억이 깃들여있는 공간이긴하지만 내가 돌아갈 곳은 아니다. 그곳엔 나를 생각해주는 이가 없기 때문이다. 


애니에선 지겨울 정도로 '돌아갈 곳'에 대한 대화가 많이 나오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말이 맞다는 생각이 들어서 글로 남겨본다. 괜히 쓸쓸해져온다. 


먹는언니와 토크를~

http://facebook.com/foodsister

댓글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