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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경 작가의 <사람풍경>을 다 읽었다. 이상하게 일정한 패턴을 보이는 글 구성이 일단 불편했는데 또 읽다보면 그런 생각은 잊어버리기 일쑤였다. 작가는 여행을 다니며 느꼈던 것들에 대해 먼저 이야기를 하고 깨달은 것 등등을 뒤에 배치한다. 여행... 물론 이 책의 타이틀은 심리/여행 에세이이다. 따라서 여행이야기가 메인에 놓이는 게 당연하다.
그것에 대해 불편하다라는 표현을 한 것은 내 내부의 어떤 것이 꿈틀거리기 때문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여행은 내 것이 아니기에 나는 느낄 수 없는 것인데 왜 자꾸 그런 이야기들을 꺼내는가? 뭐 이런 거?
해외로 여행가고 싶은 마음? 나는 그게 강하긴하다. 다만 현실이 녹록하지 못해 블로거 체험단으로 다녀온 중국 베이징(베이징 올림픽 덕분에)과 출장으로 다녀온 일본 교토와 오사카가 전부이다. 둘 다 일종의 일로 간 것이라 그닥 여행으로의 기억은 없다. 하지만 국내이건 해외이건 장기간의 여행은 나의 로망이기도 하다. 하지만 아직은 내 것으로 만들지 못했다. 용기가 없을 수도 있고 무언가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쨌든, 이 책을 읽으면서 새로운 세계를 알게된 기쁨도 있었지만 동시에 불쾌함, 혹은 불편함이 계속해서 느껴졌었다. 아마... 불쾌함의 또 다른 실체는 내가 얼마나 불안정한 인간인가를 알게되는 게 싫었던 것은 아닐까? 하지만 호기심이라는 녀석도 함께 등장했기 때문에 이 책을 계속해서 읽어갈 수 있었고 이내 나의 정신도 분석해보고 싶다는 충동이 일어날 수 있었다. 그와 더불어 심리, 철학 등의 공부를 해서 조금 더 분석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싶다는, 또 그를 기반으로 글을 쓰고 싶다는 욕망도 부글거리기 시작했다.
왜 세상을 분석적으로 보고 싶은지는 사실 나도 잘 모른다. 아마도 뭔가 분석해낼 수 있으면 또 다른 것을 발견할 수 있을거라는 생각을 하는 모양이다. 이 생각의 밑에는 '나는 몰라도 너~~ 무 몰라~'라는 게 짙게 깔려있을 것이다. 나에겐 공부에 대한 콤플렉스도 있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학교의 최정상인 박사학위를 따고 싶었다. 결과는 겨우겨우 14년만에 학사학위를 딴 게 고작이지만 그래도 아직 기회는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죽기 전까지만 따면 되는 거 아니겠는가? (내가 몇 살까지 살지는 모르겠지만... 때로는 이 불투명한 미래가 불만이기도 하다. -.-;)
공부 콤플렉스에 부응하여 책 속에 등장하는 많은 책들을 보면서 나는 언제 그 많은 책들을 읽고 깊은 통찰력의 세계를 내 것화 시킬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막막하기도 했다. 아마 이것도 불편함의 한 원인이었을 것이다.
물론, 방법은 있다. 차근차근, 내게 주어진 시간을 부지런히 활용하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나라는 인간, 언제나 내공깊은 사람을 부러워하지만 실제로 깊은 내공을 위한 수행은 하지 않고 있다. 참으로 어리석은 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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