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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말이긴하지만 천재라 불리는 사람들보다 내가 더 노력해야하는 이유가 조금 더 분명해졌기에, 동시에 내가 천재가 아님을 완전히 이해했기 때문에 이 글을 끄적여본다. 

미드 ‘라이투미’는 인간의 표정이나 행동에서 거짓과 진실을 파악해주는 기업인 ‘라이트만 그룹’이 배경이다. 라이트만은 주인공 이름이기도 한데 ‘라이투미’랑 발음이 은근슬쩍 비슷해서 내가 자주 라이투미 그룹이라고 헷갈리기도 했었다. 

이 회사엔 ‘리아 토레스’라는 여자사람이 등장한다. 그녀는 공항에서 일하다 라이트만 박사에게 스카웃된 인물로 표정과 행동을 관찰하는 데 천재적 재능을 보유하고 있다. 언젠가… (기억이 흐릿하지만) 토레스와 함께 근무하는 남자사람인 ‘일라이 로커’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대충 맥락만 이야기하면 이렇다.

너는 천부적 재능이 있어 딱 보면 알 수 있을지 몰라도 우리는 입증된 자료를 익혀서 관찰해야한다… 뭐… 이정도?

그러니까 토레스는 딱 보면 알 수 있지만 로커는 수많은 이론들을 머리 속에 넣어두고 그 때 그 때 빼 써야한다는 뜻이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속도’차이다. 토레스와 속도와 로커의 속도는 다를 수 밖에 없다. 로커의 머리가 컴퓨터로 비유된다면 마구마구 돌아가다가 복잡한 문제에 봉착할 경우엔 다운될지도 모른다는거다. 물론 토레스의 재능은 이론적으로 설명되어져야하고 그녀의 재능이 미치지 않는 부분은 이론으로 커버해야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과 노력이 엄청나게 절약된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북토크 포 브랜드를 위해 책 <<에디톨로지>>를 다시 읽으면서 ‘편집’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를 접하면서 딱, 떠올랐다. 바로 천재와 나의 차이다. 편집에 재능이 있는 자는 딱, 보면 감이 잡히고 어떻게 편집해야할지 머리에서 통통통, 아이디어가 굴러다닐지 모른다. 그런데 그 아이디어가 제대로 표현되고 많은 사람들이 달라붙어 재미있어 할 수준이라면? 나는 거기까지 가기 위해서 갖가지 이론과 이야기를 돌려대면서 이게 이건가? 짜맞춰야하고… 이러고 있는 나를 (새삼스레) 발견하면서 ‘아… 나는 절대로 천재가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며 스스로 확실사살했다. -.-;

그리고 천재의 속도를 내가 따라잡으려면 결국은 ‘노력’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내 오감으로 받아들인 자극들을 내 머리 속에 있는 정보 내지는 지식과 연결하여 새로운 것을 도출해는데 들어가는 시간을 줄이려면 말이다. 물론 속도는 따라잡았다하더라도 품질까지 동일하진 않겠지만 말이다. 

영화 <<가타카>>가 생각난다. 미래엔 아빠와 엄마의 좋은 유전자만 추출해내어 아이를 ‘만들어’ 낳는데 간혹 자연적으로 아이가 생기는 경우가 있다. 자연적으로 생긴 아이는 아무래도 DNA가 딸릴 가능성이 높아 사람들이 꺼리는 직군에 종사하고 있다. 

영화 속의 배경으로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형과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동생이 나온다. 하지만 우월한(?) 동생은 늘 열등한(?) 형에게 진다.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다양한 꼼수를 쓰며 인공적으로 태어난 척하는 모습을 볼 수 있지만 그 핵심엔 ‘노력’이 존재하고 있다. 형은 동생을 따라잡기 위해 무진장 노력하는거다. 




언젠가 형제는 바다에서 수영내기를 한다. 하지만 이번에도 동생은 형에게 진다. 도무지 이해를 할 수 없던 동생은 형에게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묻는다. 그러자 형은 대답한다. 

“나는 되돌아갈 것을 생각하지 않는다."

이제껏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라는 각오로 속도와 재능을 따라잡았던 것이다. 뭐, 그래도 기본적인 DNA의 우수성(?)이 있어야된다고 나는 생각하지만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항상 천재에게 질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나에겐 그들에게 없는 무언가가 또 있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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