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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여행 간다고 사방팔방에 자랑을 하고 다닐즈음 성산일출봉 근처의 '경미휴게소'에 꼭 들려보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거기 문어라면이 대박이라면서. 식당 이름도 재미있고 맛도 있다고 해서 꼭 가보리라고 마음 먹었고 제주여행 마지막 날 들리게 되었습니다.




유명한 곳이라 그런지 2시쯤 되었는데 손님이 엄청 많았어요. 하지만 유명한 곳은 그러기 마련이니 그 정도야 당연히 감수할 사항이었지요.

하지만 장사를 시작한 지 20년이 넘었다는 그 곳은 손님이 몰리는 상황에서의 대처 방안을 아직도 마련하지 못한 듯 했고 여전히 주먹구구식으로 보였습니다. 그래서 제주여행 시 들렸던 '올래국수집'과 더욱 비교가 되었습니다.

일단 음식에 대한 이야기부터 조금 할까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다른 이야기가 이 페이지를 미리 점령할 것 같아서요. ^^;




기본 반찬입니다. 여기는 삶은 문어도 유명한데 요술상자님과 둘이 간 여행이여서 다 못 먹을 것 같아 고민을 좀 하다가 라면만 먹기로 했습니다.




어쨌든 나온 문어라면입니다. 마음이 상한 상태에서 먹은 라면이라 맛을 제대로 느낄 수가 없는 게 당연하겠죠? 하지만 라면은 고추가 많이 들어갔는지 칼칼하게 매웠고 문어와 오징어, 바지락이 많이 들어가 있었습니다. 문어는 값이 비싸서 조금만 들어있었지요.

가격은 한 그릇에 4천원입니다. 맛은 괜찮은 편입니다.





식당 모양새도 친근하고 이름 역시 제 스타일이더군요. 경미가 누굴까 궁금했지만 물어볼 수 없었습니다.

자, 이제 제가 겪었던 식당의 시스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제가 간 날이 5월 5일 휴일이었고 시간은 약 2시쯤 되었습니다. 

가게 뒷 쪽에도 방이 마련되어 있어서인지 단체손님이 두어팀 앞서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5개의 테이블이 있던 마지막팀으로 들어갔지요. 그래서 주문이 한꺼번에 몰렸던 듯 합니다.

라면은 가스불 2개에서 끓여내는 수준이었고 한 분이 모든 주문을 처리해야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한꺼번에 주문이 몰리니 기억을 다 해낼 수가 없는 형편이죠. 주문처리 외에도 다양하게 손님의 요구사항을 처리해주기도 했어야했죠. 

저는 대여섯차례 눈을 마주치며 주문을 했지만 우리의 주문이 처리가 되었는지 안되었는지 알 길이 없었습니다. 대답이라도 해야 처리가 됐다는 걸 알 수 있으니까요. 우왕좌왕하며 주문을 받다가 결국엔 손님들에게 짜증을 막 내더라구요. -.-; 

간단하게는 작은 메모장에 하나하나 기입을 하여 순차적으로 음식을 내보낼 수 있습니다. '올래국수'에서는 일단 주문을 한 후 대기좌석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순서가 옵니다. 일단 자리를 잡으면 맘 편하게 음식을 먹을 수 있습니다. 경미휴게소는 주문처리 프로세스를 20년간 세우지 못한 셈입니다.




결국에는 우리 뒤에 왔던 4명의 팀에 라면이 먼저 나오고 말았습니다. 불쾌했죠. 아주 사소한 것이 사람의 마음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사실.

어차피 유명하다는 것을 알고 갔으니 기다린다는 걸 감수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주문이 몰린다고 손님에게 짜증을 내거나 커뮤니케이션이 부재한다는 것, 결정적으로 순서가 뒤집힌다는 것은 신뢰감을 바닥으로 떨어지게 했습니다.

글쎄요... 우리 음식이 나올 즈음에는 다시 한가해져서 우리가 조금만 늦게 왔더라면 기분 좋게 먹고 나갔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손님이 몰릴 때 어떻게 부드럽게 상황을 극복하며 음식의 맛도 유지될 수 있는지가 중요하겠죠?




손님이 많이 몰리는 것이 싫고 소박하게 하기를 원한다면 그런 프로세스를 만들면 됩니다. 꼭 손님을 많이 받으라는 이야기도 아닙니다.

사실 위기를 극복해나가면서 사람이든 기업이든 성장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방향으로 성장하든 말이죠. 경미휴게소도 명확한 입장을 기반으로 프로세스를 만들어 손님을 맞이했으면 좋겠네요.


먹는 언니와 함께 토크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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