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을 봤다. 사고로 홀로 화성에 남게된 마크 와트니의 지구 귀환기랄까? 여러 영화를 짬뽕시켜놓은 것 같지만 무척 재미있었다. 영화를 보진 않았지만 나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와 도 생각나고. 하지만 다른 것은 그 곳이 화성이라는 거. 아무리 외로워도 화성에 홀로 남은 마크만 하리. 아무리 막막해도 마크만 하리. 역설적으로 이야기하면 마크는 화성이라서 살 수 있었던거다. 화성이라서 첨단기기가 있었고 옛날 기계도 있었고 오고가는 기간도 그 정도인거다. 명왕성이었어봐라... 이건 이야기가 달라진다. 물론 니가 화성에 뚝 떨어져있음 살 수 있냐고 묻는다면 ‘그럴리가...’라고 대답하련다. 난 아마 남은 식량 다 털고는 굶어죽었을거다. 아니 그 전에 다친 거 치료를 못해서 죽었을거다. 하지만 마크가 긍정적인 ..
우당도서관의 ‘쉼터 속의 인문학’ 두 번째 시간. 사실 주제는 ‘문화를 어떻게 볼 것인가?’였지만 내게는 ‘공부는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강의였다. 교수님 역시 강의 서두에 자신이 공부의 즐거움을 느끼게 된 사연부터 이야기를 해주셨다. 교수님이 대학 2학년 때였단다. 과목 이름은 뭐라고 하셨는지 기억이 안 나지만 여튼 그 수업을 들어가니 당시 교수님이 ‘한국인의 죽음과 삶’에 대한 리포트를 쓰는 게 수업이라하셨고 강의는 없다고 하셨단다. 대신 리포트를 쓰면서 자문할 것이 있으면 자신에게 오라고 했단다. 제주출신인 김은석 학생(당시 ^^)은 제주의 무덤을 주제로 리포트를 써보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그 주제를 들고 교수님을 찾아갔단다. 사실 제주의 무덤은 좀 특이하긴하다. 사각형 돌담 안에 무덤이 있으며..
나는 육지, 아 보통 제주에선 육지라고들 하더라. 제주로 이사오기 전에 나는 육지, 육지에서도 서울에서 주로 ‘스마트 글쓰기’와 ‘미니북 프로젝트’ 모임을 했었다. 거기선 에버노트와 구글문서, 구글드라이브, 구글알리미 등으로 자료를 수집하고 블로그에 글을 쓰거나 책을 쓰는 법을 알려드렸다. 물론 내 경험을 밑바탕으로 해서 만든 것들이다. 난 이걸 스마트 글쓰기라 이름 붙였었다. 미니북 프로젝트는 스마트 글쓰기를 기반으로 작은 책을 쓰는 모임이었는데 각자의 주제를 정하고 글쓰기를 시작하고 나중에 완성되면 전자책으로 만들어보려고했는데 역시 글쓰기의 장벽은 있었다. 내가 잘 리드하지 못해서도 그랬겠지만 의욕보다 장벽은 높았던 것 같다. 그 장벽이 기술적인 측면만 있는 게 아니라 시간적인 장벽, 정리의 장벽 등..
억새가 멋지다는 용눈이오름을 드디어 가게되었다. 뭘 입고 갈까 고민하다가 집에서 운동할 때 입는 바지와 바람막이를 입고 가기로 했다. 친구는 그건 좀 너무하지 않냐며, 그 동네가 우리동네냐며... 하지만 알게뭐야. 내가 그 동네 사람인 척하면 그 동네 사람으로 알지 않을까? 그래서 그 동네 주민 코스프레를 하기로 작정했다. 그리하여 후원받은 작은 백팩에 카메라, 물통, 휴지, 물티슈, 보조배터리, 지갑 등등을 챙겨넣고 집을 나섰다. 아무래도 트레킹화와 바람막이 정도는 구입해야할 것 같다. 이런 식으로 뭔가가 자꾸 늘어나겠지. 어쨌든 아래와 같은 모습이 되었다. 차로 용눈이오름을 찾아가면서 차 창밖으로 보이던 어느 오름엔 사람들이 개미떼처럼 올라가있는 게 보였다. 저긴 뭔데 사람들이 저렇게 많이 올라갔을까..
2006년, 2종보통으로 운전면허를 땄다. 사실 나는 운전면허를 딸 생각이 없었다. 자동차 운전을 가급적이면 하고 싶지 않았다. 운전에 관심도 없고 자동차엔 더더욱 관심이 없고, 또 20대 초반에 운전면허시험에 떨어진 기억도 있어서 평생 운전면허를 따지 않으려고 했다. 실패를 두려워하는 나, 바보같은 나. 어쨌든 그 때의 사연을 이야기해보자면 이렇다. 엄마는 내가 20대가 되자 운전면허를 따라하셨다. 당시 엄마의 차는 기아 프라이드 수동이었고 그걸 몰려면 나도 수동면허를 따야했다. 당신이 운전면허학원에 가지 않고 일명 ‘야매’로 배워서도 거뜬히 따셨기에 그 방법이 나에게도 통할 거라 생각하셨던지 나에게도 야매 선생님을 붙여주셨다. 그 편이 더 싸니까. 요즘은 그게 안 통하겠지만 예전엔 야매로 배워도 운전..
친구가 오메기떡을 사야겠다고 했다. 제주의 떡, 하면 오메기떡이라는데 나는 아직 한 번도 먹어보지 못했다. 친구는 엄마에게 보내드려야겠다고. 우리집은 패스~ -.-; 먹는언니 : 어디로 갈 건데?친구 : 제주맘(온라인카페)에서 봤는데 주소를 알아놨어. 거긴 오지게 달지 않다고 하더라. 먹는언니 : 그래? 같이 갈까? 그리하여 따라나선 오메기떡 사러가기. 제주맘에서 봤다는 주소 하나 달랑 들고 친구는 나름 온라인 지도를 통해 버스 노선을 확보해놨었나보다. 집 앞에 버스정류장에서 한방에 갈 수 있다며~ 그래. 너만 믿는다, 나는 그냥 쫄래쫄래 따라갔다. 늘 차를 끌고 다니다 간만에 버스를 타고겠노라고 나선 것인데 버스에서 내리니 간판은 보이는데 떡 파는 가게가 안 보이는거다. 이거 뭐냐... 여기는 어디고 ..
도서관으로부터 책을 반납하라는 문자가 왔었다. 나의 주대출(?) 도서관은 우당도서관인데 이 곳은 제주박물관 바로 옆에 위치해있다. 나는 우당도서관을 갈 때나 사라봉, 혹은 별도봉을 갈 때 제주박물관을 통과해서 간다. 빙 둘러서 갈 수 있지만 제주박물관을 통과해서 가는 길이 나름 지름길이라서인데 이 때도 남다른 기분이 있긴하다. 작년에 처음으로 왔을 땐 대단해보였는데 이제는 동네주민으로 지름길이랍시고 통과하는 길로 사용하다보니 친근해졌달까. 우당도서관에 책을 반납하고 어김없이 제주박물관을 통과해서 집으로 오는 길이었다. 아래 지도에서처럼 우당도서관을 나와 그 옆에 있는 제주박물관으로 들어간다. 위에서보면 나무숲같아보이지만 길이 하나 있다. 위 사진과 같은 길을 통과하면 잔디밭이 나온다. 모니터를 하루종일 ..
- 쉼터 속의 인문학(우당도서관) 우당도서관에서 여는 ‘쉼터 속의 인문학’ 첫 수업이 있었다. 매주 금요일마다 강의가 있고 12월 4일까지 진행된다. 이 강좌들은 제주박물관에서 여는 ‘박물관 아카데미’와 달리 제주 쪽에 포커스가 맞춰져있다. 그래서 더욱 흥미롭다. 오늘은 제주의 역사에 대해 신석기부터 현대까지 쭉 짚어주셨다. 나는 제주에서 태어나 자란 것이 아니라서 모든 것이 새로웠는데 제주에서 살아오신 분들은 한숨도 내쉬셨고 혀도 차시고... - 제주박물관(박물관 아카데미) 오늘 강의의 주제는 ‘정조’였다. 이번 주는 내게 있어서 좀 빡세서 그랬을까? 강사님이 조용조용 이야기를 하셔서 그랬을까, 초반에는 너무나 졸려서 미치는 줄 알았다. 안 자려고 노력했는데 -.-; 그래도 나중엔 정신이 들어서 재미있..
- 별도봉 #19 지인이 제주여행을 왔다.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며 막 비행기 타고 올라간다며 마지막 일정으로 나를 만났다. 나는 나의 운동코스를 소개해주고 싶어서 함께 가지고 했다. 그런데... 분명 배낭을 매고 올거라는 그녀는 덜덜덜 캐리어를 끌고 등장했다. 아뉘... 캐리어를 끌고 오를 수 있겠어? 아무리 만만한 높이라고해도... 내가 걱정하자 간단다. 캐리어쯤이야 들고 갈 수 있단다. 하여... 처음에는 들고 걷더니 나중엔 끌고 갈 수 있는 땅이라며 끌고간다. ^^ 재미있어서 한 컷. 오늘의 제주항이다. - 별도포구의 작은횟집 별도봉 산책길을 걷고 곤을동 마을터를 지나 화북 별도포구로 갔다. 평소 지나가기만 했던 작은 횟집에 들렸다. 둘이서 모듬회를 먹었다. 생선뼈튀김을 가리키며 이건 무슨 생선이냐..
친구들이 제주로 놀러왔다. 숙소가 서귀포쪽에 있다하여 우리팀이 서귀포로 이동했다. 나도 서귀포는 몇 번 가보질 못해서. 오늘 내가 제안한 코스는 용머리해안과 하멜 상선전시관이었다. 제안한 이유는 내가 안 가본 곳이라... -.-; 사실 용머리해안보다 하멜 쪽이 더 관심있었다. 블로거들의 글을 보니 규모는 되게 작은 거 같았지만 확인은 해야하기에... 안 가본 주제에 떠들 순 없으니까. - 용머리해안 먼저 용머리해안. 올 봄에 제주로 여행을 왔다 가파도에 들려 그냥 제주시에 있던 숙소로 올라오기가 뭐해서 들렸던 산방산에서 바라보았던 곳이다. 그 때 산방굴사에 올랐었다. 생각보다 가파른 오름길에 헥헥거리며 올랐던 그곳에선 용머리해안이 아주 멋지게 내 시선을 강탈했다. 과연 용머리 같구나. 아니 솔직히 뱀머리..